대한민국 출근 보고서
제260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 / 매일경제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정석우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06.13 14: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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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정석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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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은 협업으로 시작해서 협업으로 끝났다.
KTX 열차와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이 잦은 고장과 탈선으로 물의를 빚었던 지난해 여름. 기자는 매일경제 기획취재팀과 더불어 ‘대한민국 출근보고서’ 기획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던 한국교통연구원 연구팀과 인연을 맺게 됐다.
소재는 선로전환기, 분기기 같은 전문용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사안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SOC 분야였다.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연구원을 수시로 드나들 수밖에 없었다. 출입처를 중심으로 굴러가는 한국 일간지의 취재 관행 속에서 이런 분야를 특정 기자나 취재팀이 자체적으로 취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은 좋은 기회였다.
이는 많은 기자들이 SOC 분야에 대한 취재를 꺼리는 이유이기도 했다.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돈이 오가는 분야이면서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인데도 취재의 성역이나 다름없었다.
많은 문제나 이슈가 이런 이유에서 기록되거나 회자되지 못했을 거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마침 `소득이 낮은 지역일수록 출근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취지의 연구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의 언질을 받은 기자가 부리나케 `협업’을 제안했던 이유다.
통상 학계의 과학적이고 정량적이며 전문적인 연구 결과는 학술지 게재나 학술대회 발표로 끝나고 정작 국민들에게는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아쉬움에 공감한 한국교통연구원 연구팀은 기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연구팀이 과학적인 조사기법을 동원해 거푸집을 만들면 취재팀이 생생한 사례라는 내용물을 집어넣겠다는 역할 분담이었다.
가깝게는 총선, 멀게는 대선을 앞두고 지역별 아침 행복지수를 비교하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론칭하는 일은 취재팀과 연구팀에 강렬한 유혹이기도 했지만 엄청난 부담이기도 했다. 협업은 유혹에 빠진 기획팀에 초심을 일깨워줬고 부담을 사명감으로 승화시켰다.
협업은 연구팀과 취재팀 간 연합(Combined)에서 그치지 않았다. 취재팀이 속한 매일경제 편집국의 최적화된 합동(joint) 작전이 없었다면 기획은 표류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과정에서 거듭된 상의와 시행착오를 함께해준 한국교통연구원 이재훈 본부장과 서위연 연구원, 아무런 대가 없이 취재팀의 아침 출근길 동행 취재를 허락해준 수많은 수도권 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수상 소감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