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세종보, 치명적 결함
[제259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TJB 노동현 기자
TJB 노동현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05.16 16: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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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JB 노동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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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수문 작동이 안돼서 잠수부들이 들어가서 돌을 빼내야 한다고요?”
지난 3월초 세종보 공사에 참여한 한 잠수부로부터 들은 제보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황당했다. 하지만 뭔가 냄새가 난다는 기자의 직감을 믿고 제보자를 만나보기로 했다. 세종보 수중 공사에 참여한 여러 잠수부들과 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면서 황당하다고 느껴진 제보는 점차 명백한 사실로 확인됐다. 국토관리청이 4대강 세종보의 수문 실린더에 토사와 모래가 끼면서 수문 작동이 멈추는 결함을 이미 지난해 발견해 보강공사까지 실시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잇따른 보도가 계속되자 국토관리청은 준공을 늦춰서라도 세종보 수문 기능에 대한 결함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뒤늦게라도 보 수문 기능 결함에 대해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보여준 국토관리청의 안이한 대처는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각종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취재 중단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더구나 당시 4·11총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라 4대강 관련 부정적인 내용이 보도될 경우 정부가 난감해진다는 친절한 설명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기자가 그렇듯 그런 외압이 강해질수록 취재를 향한 열망은 더욱 깊어지는 법. 결국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세종보 관련 리포트가 전파를 탔다.
TJB 보도 이후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시공사와 수문제작업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뒤늦게 구성해 세종보 수문 결함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여름이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성패를 보여줄 수 있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뉴스 보도에서 ‘딥 쓰로트(Deep Throat)’, 즉 공익적 내부고발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본인에게 잠재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세종보 수문 결함에 대해 양심적인 제보를 해 준 잠수부 선생님께 이번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 또 환경 관련 분야 취재를 하면서 늘 많은 도움을 주시는 양흥모 녹색연합 사무처장에게도 감사드린다. 아울러 지역방송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저마다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우리 TJB 보도팀 식구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