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건강식 만들어주다 자격증까지 따게됐죠"
세계조리사대회 출전 등 화려한 이력…동아일보 이기진 기자
양성희 기자 yang@journalist.or.kr | 입력
2012.05.09 14:54:37
한식·중식·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 외식조리학 대학원 수료, 세계조리사대회 출전, 아프리카에서 한식갈라디너쇼 개최, 맛집 서적 출간, 요리경연대회 심사위원.
요리사 경력 같아 보이는 이 화려한 이력의 주인공은 바로 동아일보 이기진 기자다. 충남 보령 바닷가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조개, 굴 등을 캐며 갯벌을 놀이터로 삼고 자라왔다. 자연의 재료를 채취해 만들고 먹는 데 익숙했다.
1992년 입사 후 이 기자가 음식과 레저분야를 주로 맡아 취재해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그가 본격적으로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는 주말마다 두 자녀에게 건강식을 만들어주면서부터다. “고기 대신 콩으로 만든 콩불고기, 김치를 넣은 퀘사디야 등 독특한 퓨전요리를 선보였더니 아이들이 신기해하더라고요.”
제대로 요리를 배우고자 한 이 기자는 네 번의 도전 끝에 2005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07년엔 양식조리기능사, 2010년엔 중식조리기능사 자격증까지 따며 명실상부한 요리사가 됐다.
요리를 향한 열망은 자격증 취득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기자는 2010년 칠레에서 열린 제34차 세계조리사대회에 참가해 세계 유명조리사들에게 한식을 제공했다. “외국인 조리사들이 잡채를 파스타처럼 포크로 둘둘 말아 먹으며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어요. 600명분의 음식을 준비했는데 금세 동이 났어요.” 그는 현재 대전에서 진행 중인 제35차 세계조리사대회에선 자문위원을 맡았다.
이 기자는 요즘 요리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대전지역에서 ‘아빠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아빠들아 주방으로 들어가자’가 요리교실의 모토다. 2시간 동안 2가지 요리를 직접 시연한다. 그는 수강생들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집에 가서 해봐야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일 때 보람있다고 한다.
요리에 푹 빠져 살지만 그가 무엇보다 충실하고자 하는 건 ‘기자’로서의 역할이다. 지난해 동아일보에 ‘이기진 기자의 숲속 요리 이야기’를 10차례 연재했고, 지난달부턴 ‘암을 이기는 식탁’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지면에 소개하는 음식의 조리는 전부 이 기자가 직접 한다.
이 기자의 궁극적인 꿈은 ‘음식전문기자’다. “포털사이트 등에서 난무하는 맛집 허위정보를 감시하는 동시에 전국의 맛집을 취재해 ‘미슐랭가이드’의 국내판을 발간하고 싶어요. 또 소외계층에도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사랑의 밥 차’ 운영 등을 구상 중입니다. 기자로서,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불안전한 먹거리를 감시하고 건강에 이로운 안전한 먹거리를 소개하는 역할을 계속해서 충실히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