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밝히는 기자 생활이 검사 인생의 밑거름"
첫 기자 출신 검사, 김석순 전 YTN 기자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 입력
2012.04.04 15: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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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순 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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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기자 출신 검사가 탄생했다. 중앙대 로스쿨을 1기로 졸업하고 지난달 부천지청 검사로 임용된 김석순 검사가 주인공. 김 검사는 YTN에서 2005~2009년 기자 생활을 했다.
법무연수원 연수를 앞두고 만난 김 검사는 주위의 기대에 벌써부터 어깨가 무거운 듯했다. “첫 기자 출신 검사라서 안팎에서 관심을 가져주십니다. 많은 분들이 지켜보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검사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학 시절에는 ‘법’과는 거리가 멀었다. 법학은 교양수업으로도 들어본 적이 없었단다. 오히려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며 언론인의 길을 준비했던 그였다. YTN 사회부 법조팀에서 2년여 동안 일했던 게 법조계와 인연을 맺어줬다.
사건기자로 뛰다가 파견 형식으로 서초동에 발을 들어놓은 게 시작이었다. 그 뒤 약속이나 한 듯이 대형사건이 연달아 터졌다. 황우석 교수, 바다이야기, 론스타, 김승연 한화 회장 보복복행 사건 등 법조 기자로서 값진 수업을 톡톡히 치렀다.
고된 취재 속에 법조인의 세계를 가까이서 접하면서 차츰 관심을 갖게 된 그는 법조팀을 떠난 뒤 퇴근 후 시간을 쪼개 로스쿨 입시를 준비했다. 그 결과 자신의 인생을 바꿀 합격의 낭보를 듣게 됐다.
검사의 꿈은 로스쿨 입학 뒤에 본격적으로 키웠다. 법원, 로펌 실습도 해봤지만 일선 청에서 수사 과정을 경험하면서 “검사가 천직이다”라는 확신이 섰다. 검사 희망자는 많았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었다.
김 검사는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기까지 아내의 도움이 컸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아내는 곽인숙 CBS 기자다. 최초의 ‘법조 현직 기자 부부’ 기록을 세우기도 한 두 사람은 서로를 지켜주는 충실한 동반자다. 처음 도입된 로스쿨의 문을 용기를 내 두드리는 데 아내의 격려가 컸다고 귀띔한다.
그는 언론계에 대한 애정도 여전하다. 기자 출신 검사로서 검찰에서 공보 업무를 맡아 옛 동료들을 마주할 기회도 떠올리곤 한다. 무엇보다 기자 생활이 자신의 검사 인생에 큰 밑거름이 될 거라고 강조한다.
“기자 생활 때 선배들이 항상 ‘팩트’의 중요성과 언론의 공익성을 강조하셨습니다. 검사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공정한 법집행을 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통하는 점이 많습니다. 기자일 때도 노력했지만 검사로서도 원칙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