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4년 인사 대해부
제258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 중앙일보 최준호 기자
중앙일보 최준호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04.04 1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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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최준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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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4일. 두 달에 걸친 프로젝트가 끝난 아침, 피로가 몰려왔다. 팀원 중 한 명은 이날 아침 코피까지 쏟았다. 일간지 기자 생활 만 17년 만에 처음 해보는 두 달에 걸친 대작업이었다. 매일 밤 10~11시까지 자료와 지루한 싸움을 했다. 안개 낀 듯 눈앞이 침침, 고개를 쳐들고 게슴츠레 눈을 떠야 했다. 세로축 1000칸, 가로축 26칸의 엑셀파일을 돌리다 보니 툭하면 노트북이 서버렸다. ‘이게 과연 될까…’의구심까지 수시로 들면서 기자도, 노트북도 조금씩 피로가 쌓여갔다.
그간의 몸고생, 마음고생은 시리즈가 시작되면서 쾌감으로 변해 돌아왔다. 특종하는 동료들에게 “마약 먹는다”고 놀렸던 그 쾌감이다. ○○학회에서는 “중앙일보의 기사를 매회 흥미진진하게 봤다. MB정부에 대한 주요 연구 주제 중 하나를 중앙일보에서 제대로 다뤄줬다.”, “‘관계망 한가운데 박영준 있다’는 기사를 읽고 무릎을 쳤다. 그간 주장이나 전언으로 접했던 얘기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실증해준 기사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청와대에서도 비공식루트를 통해 반응이 왔다.“아프지만 감내해야지 어찌하겠느냐. 주장도 아니고 숫자로 분석한 건데….”
YTN에선 출연 요청이 들어왔다. 강지원 변호사가 진행하는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강지원 출발 새아침’이었다. 20분 넘게 생방송을 해보긴 난생 처음이었다. 예정된 원고를 벗어나 질문을 해대는 인터뷰 밀림을 간신히 헤쳐나왔다. KBS에서도 ‘미디어비평’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진실보도의 힘, 탐사보도’라는 제목으로 본지 탐사팀의 보도를 소개했다.
지면을 빌려 감사해야 할 분들이 있다. ‘사회관계망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이란 건 취재기자의 능력만으로 부족하다. 탐사팀과 함께 한 달 가까이 밤을 지새운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는 사실상 본지 탐사팀의 동료였다. 기획 초기 취재의 방향에 큰 도움을 준 데이터저널리즘연구소 권혜진 소장도 탐사기자들의 ‘누님’같은 분이다.
사실 탐사팀의 어깨가 무겁다. 부서마다 인력난에 시달리고 매일 마감시간을 식은땀 흘려가며 막고 있는 선후배, 동료 기자들의 고생을 생각하면. 때마침 밤 늦게까지 힘든 엑셀작업에 참여해준 수습 후배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