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지금 작전중
제258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 / 매일경제 김기철 기자
매일경제 김기철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04.04 14: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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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김기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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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교수 멘토인 신 모씨가 지분을 보유한 W사료. 지난해 말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유포됐던 이 내용 때문에 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무 근거도 없이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연초에 불과 20일만에 주가가 약 150%나 올랐습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신씨는 안 교수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결국 누군가 의도적으로 작년 말부터 우성사료를 ‘안철수 관련주’로 지목해 주가를 띄운 셈입니다. 이런 와중에 대주주 일가는 지분을 고점에서 대량 매도해 개미들만 고스란히 돈을 날렸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주식시장은 정치인 테마주 열풍 그 자체였습니다. 개미 투자자들은 한탕의 꿈에 사로잡혀 부나방처럼 정치인 테마주에 몰려들었습니다. 금융당국이 경고를 하고 언론에서도 위험성을 지적하는 기사를 다뤘지만 이런 열풍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정말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스토리를 발굴하려 했습니다.
전방위적인 취재를 통해 주식 투자자가 아닌 일반인들까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북한 영변 경수로 대폭발’ 루머가 작전세력이 개입된 것이라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2주일 후에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보도 내용 그대로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테마주’로 만들기 위해 황당한 사진을 유포한 세력도 결국 뒷덜미를 잡혔습니다.
잠시 테마주 열풍이 수그러들었지만 두 차례 큰 선거가 있는 올해는 또다시 테마주 열풍이 불 가능성이 높고 누군가는 피해를 볼 것입니다. 특히 SNS 매체의 발달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난무하며 주식시장이 더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될수록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그만큼 후진적이라는 것을 대변할 뿐입니다. 그럴수록 이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려는 검은 세력들은 더 활개를 칠 것입니다. 금융당국도 더 불을 켜고 이런 세력들을 발본색원해야 할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시리즈 이후 현재 태스크포스팀 형태로 운영하는 ‘테마주 특별 단속반’을 상시 조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근원적 대책이 되지 못합니다. 투자자 스스로가 현명하고 냉철해지는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