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10대가 아프다' 10대 속마음 생동감 있게 전달 '눈길'

제256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홍성완 연합뉴스 국제뉴스국 기자



   
 
  ▲ 홍성완 연합뉴스 국제뉴스국 기자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거의 모든 매체 보도…속보성 중시해 수상작 결정


이번 심사에는 모두 39편 가운데 21편이 본심사에 올라와 5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심사에서 관심이 집중된 주제는 ‘학교폭력’ 사태. 동아일보와 대구MBC가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다뤘다. 심사위원으로서는 특종 범주에 드는 사안을 2개 이상의 매체가 다뤘을 때 신경이 많이 쓰인다. 대형 특종이 아닌 한 모두 상을 주기는 어렵고 어느 한쪽에 점수를 많이 주면 탈락한 쪽으로부터 섭섭하다는 반응과 함께 때로는 원성을 살 소지도 많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거의 모든 매체가 대대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평가 기준은 누가 먼저 터뜨렸느냐는 속보성이 중시됐다. 수상은 속보와 충실한 후속 보도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파헤쳤다는 평가와 더불어 심사위원 전원이 합격점을 준 대구MBC에 돌아갔다. 동아는 수상에서 밀렸으나 자살한 중학생의 유서를 상세히 소개한 편집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 한겨레21의 ‘선관위 디도스 공격 금전거래 있었다’는 사안의 비중과 파장을 고려,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뽑는 데 이의가 없었다.

‘주중 한국대사관 쇠구슬 피격…’(연합뉴스 베이징지사)은 1표 차로 아쉽게 탈락했으나 서해안에서 발생한 우리 해경 피살사건으로 중국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자칫 묻혀 지나갔을지도 모를 사안을 놓치지 않았고 특히 금이 간 대사관 유리창을 찍은 사진이 좋았다는 평가다.

YTN의 ‘서울시향 정명훈씨 연봉’ 관련기사도 수상은 못했으나 취재보도 부문에서 주목받았다. 팩트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세계적인 음악가를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지, 논란이 된 가족 항공료 지급은 관행인지, 이면계약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언급이 있었다.

기획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경향신문의 ‘10대가 아프다’는 세대간 소통이 단절된 요즘 10대들의 속마음을 그들의 입을 빌려 전달하는 방식으로 보도, 생동감을 줬다. 어른들이 알 수 없는 10대들만의 은어를 정리한 것도 좋았다. 경향은 또 다른 기획물 ‘청년백수 탈출기’를 출품하는 의욕을 보였다. 이번 심사에 학교폭력을 비롯해 10대, 20대의 문제를 다룬 출품작이 많다는 것은 요즘 세태의 핵심 단면을 진단한 것으로 사회적 핫이슈를 부각시켜 공론화하는 언론기능의 작동이라 봐야겠다.

지역언론사에서 취재·기획부문 합쳐 20편을 출품한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TBC대구방송의 ‘비료 유해물질 범벅’은 비료가 농민에게는 쌀과도 같이 중요한 존재이지만 오랫동안 관련 기사가 안 나왔는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뽑혔다.

‘현직 군수와 후보들, 브로커에 줄줄이 노예각서’(CBS전북)는 지역 브로커 세력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파헤쳤다는 노력이 인정되어 수상작 리스트에 올랐다.

수상은 못했으나 눈길을 끈 기사로는 SNS를 다룬 ‘소셜 3.0시대’(한국경제신문), 학교 폭력조직 ‘일진’시리즈(연합뉴스 충북취재본부), 학교 비정규직 기획 ‘학교 회계직을 아시나요’(EBS), ‘세계의 전장 인천, 평화를 말하다’(경인일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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