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벤츠 검사 비리 의혹' 과감한 첫 보도 '호평'

제25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허원순 한국경제 지식사회부장



   
 
  ▲ 허원순 한국경제 지식사회부장  
 
지역취재보도 부문 수상작 두편 모두 심사위원 고른 지지 받아


본심에 오른 23편의 후보작 가운데 6편이 255회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됐다. 보통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가장 열띤 토론이 벌어지는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벤츠 검사 비리 의혹’(경향신문)이 압도적으로 뽑혔다. 이 사안은 몇몇 언론사에 제보가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향신문이 과감하게 먼저 보도하면서 그렇지 않았던 곳과 분명하게 차별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첫 기사 이후 후속 기사에서도 경향신문은 적극적으로 보도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태원 회장 형제 선물투자 손실 SK그룹 보전 의혹 수사’(한국일보)는 심사에서 논란이 많았다. 한국일보 외에도 많은 언론매체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의미있는 보도를 많이 한 데다 최 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 등 사법적 판단이 매듭 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만큼 심사위원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많이 엇갈리기도 했다는 사실을 밝혀둔다.

‘광우병 증상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사망 첫 확인’(연합뉴스)은 분명한 선행보도였고, 자칫 기자들의 전문성이 취약할 수 있는 영역에서 정부 당국이 덮어버릴 수도 있는 사안을 밝혀내 전했다는 점을 평가받았으나 아쉽게도 선정되지는 못했다. 전문성, 심층성을 극복하는 전문분야의 좋은 발굴 기사를 계속 기대한다. ‘이 대통령 내곡동 땅 매입 직접 지시했다’(동아일보 신동아팀)도 기자의 집요한 취재력과 인터뷰 기사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의미있는 기사였다는 평가는 많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의 ‘구제역 매몰 사체 불법 발굴 재활용 실태 최초 및 연속보도’(중부일보)와 ‘새만금방조제 유실’(전주MBC) 두 편 모두 고르게 선정표를 받아 노력작으로 꼽혔다. 구제역 발생 이후 가축들의 대량 살처분과 이후 관리부실에 대한 보도가 적지 않았지만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매몰 사체를 발굴해 활용한다는 사실과 관련 보도는 주목할 만했고 지역 언론이 특히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고른 지지를 얻었다.

새만금방조제 공사의 잘못을 고발한 전주MBC 보도도 바다 속으로 카메라를 들고 뛰어들며 위험을 무릅쓴, 국책사업의 현장을 추적한 역작이었다.

이번만이 아니라 지역취재 부문에서는 열악한 언론 환경에서도 수작을 꾸준히 내고 있어 주목된다. 새해에도 기자정신을 발휘한 더 좋은 기사, 더 많은 기자상 응모를 기대해본다.

전문보도 부문에서는 같은 장소, 같은 사안의 사진취재 2건이 나란히 후보로 올랐다. 최루탄국회(CBS)와 국회묵시록(경향신문)으로, 김선동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화 부회장이 서 있는 의장석으로 최루탄을 터뜨리며 내던진 그 순간을 잡은 것이었다. 논란 끝에 CBS만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 많은 신문매체에서 CBS 사진을 게재했다는 사실이 많이 고려됐고 경향신문은 이 사진을 1면에 쓰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은 됐다. CBS(노컷뉴스)는 앞서 몇 차례 사진, 영상 특종을 했는데 전통적인 매체별 특성을 과감히 뛰어 넘는 성과여서 언론매체의 변화라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보인다.

이 부문에 출품한 ‘MB 美의회 연설은 ‘로비업체’작품이었다’(세계일보 온라인)는 일반취재보도 부문에 맞는 기사인데 왜 전문보도 부문에 응모했는가 하는 것과 신문(오프라인)에 실을 만한 의미있는 기사를 왜 온라인에만 게재했는가 하는 점을 놓고 심사위원들의 다양한 평가가 있었다. 결국 취재부문으로 옮겨 수상작으로 선정은 됐으나 후보작으로서 ‘취약점’으로 지적된 셈이다.

심사 도중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기사가 뉴스를 압도했다. 그러나 북한 관련 의미있는 특종이 부족했다는 점, 북한 및 탈북자 보도에서도 부족한 내용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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