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뉴스, 크게 다르지 않다고? 두 달은 지켜봐야"

[종편4사 보도본부장 릴레이 인터뷰] 채널A 김차수 보도본부장



   
 
  ▲ 채널A 김차수 보도본부장  
 
신문·방송 통합뉴스룸 뉴스 심층성 높여
강호동씨 조폭 행사 원본 영상 공개 검토


김차수 채널A 보도본부장은 오전 5시15분쯤 집에서 나와 자정을 넘겨 들어간다. 집에 있는 시간은 고작 3시간30분 정도. 지난 11월 시험 방송을 한 달 가까이 하는 동안 정착된 이 생활은 개국 후에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후세에 동아방송 기자들이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격동의 한 시대를 정의의 편에 서서 열심히 뛰었다고 말하렵니다.” 그는 동아방송(DBS)이 폐방할 때 뉴스쇼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최종철 정경부장의 마지막 코멘트를 인용하며 “선배들이 여백을 남긴 채 덮었던 취재수첩을 다시 열어 채우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4일 채널A 보도본부장실에서 이뤄졌다.

-채널A가 1일 개국했다. 소감은.
“개국 첫날 메인뉴스를 떨리는 심정으로 지켜봤다. 사고 없이 마치고 나니 그동안 했던 고생이 생각나면서 기분이 묘하더라. 눈물을 글썽거렸다. 2008년 12월 방송설립추진본부에 참여해 종편을 준비한 나로서는 31년 전 전두환 신군부한테 빼앗겼던 동아방송(DBS)의 역사를 계승하는 기회를 만든 것에 책임감과 보람을 느낀다.”

-JTBC, TV조선에 비해 채널A 메인뉴스의 시청률이 낮은데.
“정시 뉴스가 아닌 8시30분 뉴스라는 약점이 있는 것 같다. 시청자들은 대개 뉴스는 정시에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채널A는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8시30분에 메인뉴스를 하게 됐다. 8시 반 뉴스가 있다는 게 널리 알려지면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뉴스를 내보낸 지 며칠 안됐다. 현재 시청률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결국은 콘텐츠 승부다. 채널A만의 뉴스, 채널A만의 시각이 있는 기사를 꾸준히 준비해나갈 것이다.”

-방송인 강호동씨가 23년 전 일본 조직폭력배 행사에 참석했다는 채널A 보도를 놓고 선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1988년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 야쿠자 조직과 국내 폭력조직의 결연식은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다. 그 회합을 계기로 일본 야쿠자 조직은 한국에 진출했다.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도 채널A와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증언했다. 물론 강호동씨가 조폭이라는 게 아니다. 그러나 그 회합은 ‘밥이나 먹자’고 해서 참석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조폭들이나 강호동씨가 아버지처럼 모셨다는 고 김학용 감독이 그 회합에 강씨를 데리고 가도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참석시켰을 것이다. 강호동씨의 당시 행적은 추후라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보도했다. 1시간20분짜리 원본 영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널A 조직 구성과 인원 등 보도본부를 소개해 달라.
“기자들은 100명이 채 안 된다. 비율로 보면 동아일보 편집국 기자 40%, 방송 경력기자 60%다. 애초에 취재기자만 100명 이상을 목표로 했는데 다 못 채웠다. 계속 충원하고 있다. 다음 주에도 3~4명의 기자들이 합류한다. 영상취재, 영상편집, 그래픽 인원은 별도다.”

-40명이 넘는 동아일보 편집국 기자들이 채널A에서 근무 중이다. 향후 편집국과 순환인사는 어떻게 하나.
“1년쯤 후에 정기인사를 하지 않을까. 동아일보로 복귀를 희망하면 보낼 것이다. 남고 싶은 기자는 채널A로 전직할 수 있다. 또한 동아일보 기자 가운데 방송 희망자는 채널A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생각이다. 보도본부 부장들은 동아일보 편집국 각 부서 부장들보다 기수가 1~2기 정도 낮다. 예컨대 채널A 정치부장이 복귀 후 동아일보에서 정치부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채널A 보도의 차별화 전략은.
“언론의 기본 기능은 사회 감시와 정보 제공이다. 그런 원칙에 충실한 뉴스를 만들면 차별화되지 않을까. 특히 채널A 뉴스는 신문과 방송이 만드는 합작품이다. 채널A 보도본부와 동아일보 편집국은 한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신문기자들은 취재력, 방송기자들은 영상에 강하다. 양쪽의 장점을 살려 긴밀히 협력하면 명품 뉴스가 가능하다. 채널A 뉴스는 지역 밀착형 보도를 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9개 언론과 손잡고 전국 뉴스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지역이라는 이유로 조명을 받지 못했던 전국 소식을 적극 소개할 방침이다.”

-채널A 보도본부와 동아일보 편집국이 한 공간에서 일하는 통합뉴스룸이 언론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뉴스 품질 변화 등 성과를 말해 달라.
“시행 초기라 구체적 성과를 얘기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통합뉴스룸은 방송의 현장성에 신문의 심층성을 결합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이 장점을 살려 뉴스를 제작하면 분명 승산이 있다.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이 수시로 만나 협의하고 신문과 방송의 부국장, 부장들이 참여하는 정례회의를 매일 한다. 신문 보도와 방송 뉴스 사이의 교류도 원활하다. 채널A 메인뉴스에서 보도한 뉴스를 다음 날 아침 동아일보 지면에서 만나고, 동아일보 지면에 출고된 심층 기획을 채널A 뉴스가 보도하고 있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송뉴스를 선언했지만 뉴스 포맷이나 의제설정 등에서 지상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사흘째 방송이다. 그런 평가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다양한 포맷을 많이 준비했다. 앞으로 조금씩 보여줄 것이다. 종편에 대비해 지상파 뉴스가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그런 것만 봐도 진전이 있는 것이다. 종편 뉴스를 평가하려면 최소한 2개월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 조금 기다려달다.”

-신문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신문사가 방송까지 하면서 독과점이 심화되고 여론 다양성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다.
“방송은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를 상대한다. 여기에 정치적 편향이 있거나 특정 논조나 특정 정당을 편든다면 시청자들이 외면한다. 그걸 감수하겠나. 메이저신문이 여론을 주도해서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보좌파가 편 가르기를 위해 하는 말이다. 채널A는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가릴 것이다.” <끝>


<김차수 본부장은>
1986년 입사해 문화·정치부장, 편집국 부국장, 방송사업본부장, 방송설립추진본부장 등을 지냈다. 기자생활 25년 동안 문화부에서 10년, 정치부에서 11년 동안 취재했다. 특히 선거 때마다 정치부 기자로 활동한 그는 1992년 대선을 시작으로 2008년 총선에 이르기까지 대선·총선만 9번을 치렀다. 2008년 12월 동아일보 방송설립추진본부장을 맡아 종편 채널 준비 작업을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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