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개방적인 뉴스…'정부 비판 제대로 할까'는 기우"
[종편4사 보도본부장 릴레이 인터뷰] TV조선 강효상 보도본부장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 입력
2011.11.23 15:14:54
|
 |
|
|
|
▲ TV조선 강효상 보도본부장 |
|
|
신문·방송 결합한 하이브리드 뉴스
지상파 만족못한 시청자 파고들 것
품격 있으면서 쉽고 재미있는 뉴스강효상 TV조선 보도본부장은 기자에게 조선일보 편집동 5층과 7층에 마련된 보도본부와 스튜디오를 구경시켰다. 미라클 미러(Miracle mirror), 미디어월(Media wall) 등 낯선 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뉴스 스튜디오 한쪽에 마련된 시사토크쇼 진행석은 아담했다. “오피니언 리더와 젊은 세대들이 보는 품격 있으면서 쉽고 재미있는 뉴스를 하겠다.” 지난 15일부터 사내 시험방송을 하고 있다는 그는 “갈 길이 멀지만 가능성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인터뷰는 지난 18일 TV조선 보도본부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TV조선 초대 보도본부장 소감은.“솔직히 바빠서 소감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방송도 1등을 해야 한다는 목표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시청자의 평가를 겸허하고 엄숙하게 기다린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
-보도본부를 꾸리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하던데.“지난 2월 보도본부 준비팀으로 발령을 받고는 막막했다. 나와 박종인 준비위원, 2명이 시작했다. 종편을 준비하면서 축적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규모는 작지만 경제정보채널 비즈니스앤을 해본 경험이 도움을 줬다. 우수한 방송인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재를 찾아 여의도와 광화문을 뛰어다녔다. 그런 노력이 더해져 당장이라도 뉴스 제작이 가능한 진용을 갖췄다.”
-타 종편사에 비해 방송인 출신이 많은데. “방송을 잘하는 사람이 방송에 포진해야 한다. 특히 지상파와 경쟁 구도로 가려면 우수한 방송 인력이 절대적이다. 지상파, 보도채널 등에서 유망한 기자들이 TV조선으로 이적했다. 전체의 90%가 방송 인력이다. 신문에서도 10여 명이 왔다. 방송 출신과 신문 출신의 화학적 결합은 뉴스 제작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신문의 분석력에 보도채널의 속보, 지상파의 종합뉴스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뉴스의 바탕이 됐다.”
-보도본부 인원은.“TV조선 소속의 기자와 PD는 100여 명이다. 카메라와 그래픽, 편집은 자회사인 조선영상비전 소속으로 130여 명 정도다. 개국하면 인력이 더 필요하다. 기자와 PD는 내년에 더 충원할 계획이다. 자회사 쪽도 채용을 늘릴 것이다.”
-조선일보와의 협업은. “조선일보 기획, 칼럼, 사설 등을 뉴스에서 소화할 생각이다. 주말섹션인 ‘Why’도 TV조선의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강인선 국제부장,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강철환 북한전문기자가 출연해 국제, 군사무기, 북한 정보 등을 제공한다. 보도본부와 편집국 사이에 취재협조와 정보교환은 기본이다. 매체 특성에 따라 경쟁도 불가피하다. 조선일보 기자가 특종을 했다면 해당 기자를 스튜디오로 불러 백그라운드나 해설을 맡길 계획이다.”
-9시에 메인뉴스를 한다. 지상파뉴스와 정면승부인데.“9시에 메인을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무모하다고 하더라. 그 인력과 장비로 어떻게 하겠느냐고…. 그러나 우수한 방송 인력을 스카우트했고, 신문과 방송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조직을 만들었다.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신문과 방송의 협업을 통해 조선미디어그룹의 역량을 극대화한다면 지상파와 다른 활기차고 색다른 뉴스를 할 수 있다. 초기에 호응이 낮을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상파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이다.”
-TV조선 뉴스의 비교우위는. “자유로운 취재환경이다. 기자들은 자기 판단에 따라 맘껏 취재하고 맘껏 보도할 수 있다.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TV조선 뉴스는 조선일보의 기획, 칼럼, 특종 등을 방송에 녹여서 보도한다. 기존 지상파가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스타기자도 키울 생각이다. TV조선이 스카우트한 기자들 가운데 스타 재질이 있는 기자들이 많다. 이들에게 대표 리포트를 많이 맡겨 시청자들이 기억하도록 할 것이다. 녹화된 뉴스가 아닌 살아있는 뉴스, 기자와 앵커가 대화하는 뉴스 등 색다른 포맷도 선보일 계획이다.”
-신문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신문사가 방송까지 하면서 독과점이 심화되고 여론 다양성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다. “지상파3사가 독과점 아니었나. 지상파의 시각과 다른 뉴스를 갈망한 시청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상파3사는 엇비슷한 뉴스를 공급해왔다. 정권에 따라서 논조도 달리했다. 종편은 지상파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다. 정부를 제대로 비판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TV조선 뉴스를 보면 그런 걱정이 기우였다고 알게 될 것이다. 정부나 경제권력 등 우리 사회에서 파워를 가진 집단에 대해 가차 없이 비판할 것이다.”
-조선일보 논조와 어떻게 다르나.“TV조선의 뿌리는 조선일보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논조를 모델로 해서 보도하지 않는다. 신문과 방송은 매체 특수성이 다르고 편집국장과 보도본부장의 개인 성향도 다르다. 조선일보와 시각이 다른 기자들이 많이 왔다. TV조선은 젊고 개방적인 뉴스를 추구한다. 기자들은 서로 상의하고 협의한다. 뉴스를 보면 조선일보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시험방송이 한창이다. 만족하나.“메인뉴스와 시사토크쇼 사내 시험방송을 15일 시작했다. 100% 만족은 못하지만 기본적인 뉴스틀은 갖췄다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피드백을 받아가며 고쳐가고 있다. 시험 방송 기간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살피고 있다. 보완할 부분도 많지만 개국 때는 완성도 높은 뉴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강효상 보도본부장은>
1986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워싱턴특파원과 경제·산업·사회부장을 거쳐 경제·온라인 담당 부국장 및 조선경제i 대표를 지냈다. 2005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조선일보가 주최한 대규모 국제회의인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를 기획했고, 2010년에는 경제·투자 전문 온라인 매체인 조선비즈를 론칭해 출범 첫해 흑자경영의 성과를 이뤄냈다. 그는 사내 특종상을 22번이나 수상하는 등 조선일보에서 특종을 많이 한 기자로 알려져 있다. 현역 시절인 1997년 ‘IMF 비밀보고서’를 특종 보도했고, 2007년 사회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변양균-신정아 사건’을 진두지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