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과 울고 웃는 방송이 제 꿈입니다"
CBS 시사프로그램으로 방송 복귀한 김미화씨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 입력
2011.11.02 15: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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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인 김미화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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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면 웃게 된다. 그러면서도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 힘이 7개월 만에 김미화씨를 다시 스튜디오로 이끌었다.
다행히 이별은 길지 않았다. 김씨가 CBS 라디오(수도권 98.1MHz) 시사프로그램 ‘김미화의 여러분’으로 청취자들을 만나러 온다. 7일 첫 방송을 준비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묻어 있었다. 열정이 꿈틀대고 있었다. 꿈이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타 방송에 있을 때도 CBS 칭찬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거든요. 같이 일하게 된 PD들이 아이디어가 넘쳐요. 청취자들에게 열린 방송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가 커요. 저도 멋있게 동참해보려고요.”
‘김미화의 여러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대폭 활용하는 쌍방향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프로그램들이 이미 SNS를 접목하고 있지만 그녀가 주인이기에 안팎의 기대가 크다. 관객의 희로애락을 읽을 줄 아는 희극인으로서, 스스로 개방과 소통이라는 SNS의 정체성을 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그녀지만 한동안 “방송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했다. MBC에서의 하차, KBS와의 블랙리스트 논란은 적잖은 상처가 된 듯했다. 일선 제작진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편견을 가진 ‘보이지 않는 손들’이 그들과의 헤어짐을 재촉했다. 그래서 생각했단다. “이 정권이 끝나기 전에 다시 방송을 할 수 있을까….”
순간 그녀의 목소리는 가냘프게 떨렸다. 친동생, 친누나, 친언니처럼 지냈다는 옛 동료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모양이었다. 인연을 옛 기억으로 돌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마음속으로 눈물이 나요. 방송 다시 하게 됐다고 연락하니 하나같이 응원해주시는 거 있죠. 목소리를 들으며 정말 울컥했어요.”
하지만 그녀는 앞으로도 ‘높은 분’들의 눈에는 사고로 비칠 일을 계속 할 것 같다. 약자의 곁을 지키는, 낮은 곳을 찾는 ‘소셜테이너’로서 역할을 소홀하지 않겠다고 한다.
“제가 인연을 맺고 있는 NGO들이 80곳이 넘어요. 시사프로는 8년 했지만 20년 넘게 함께 일한 곳도 있어요. 전 언제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현장에서 울고 웃으려 노력했어요. 어떤 정권 아래서든 변함없었죠. 이 길을 묵묵히 걷는 게 죽을 때까지의 소망입니다.”
이런 용기는 바로 감동을 주는 대중들에게서 나온다. 시사프로에 입문하게 된 이유도 그랬다. 8년 전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한 PD가 시사물 진행을 권했다. “라디오에서 목소리를 통해서 어려운 분들을 위로하는 것도 진짜 사회복지”라는 ‘꼬임’ 때문이었단다. 지금도 얼굴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갓 개설한 ‘김미화의 여러분’ 트위터를 찾아와 따뜻하게 손을 잡아준다. “김미화씨 잘돼야 할 텐데….” “우리 모두 도와요.”
감동에 눈물 흘려본 사람이 감동을 안겨줄 줄도 안다. 김미화씨가 다음주 월요일부터 매일 오후 2시, 뒤춤에 감춰놓았다가 팔을 죽 뻗어 내밀 감동의 선물. 청취자들은 활짝 웃으며 안을 준비가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