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신문, 한경 '존재감' 부각시키겠다"

한국경제 고광철 편집국장


   
 
  ▲ 한국경제 고광철 편집국장  
 
“정부와 기업,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경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위험을 피하기보다 어젠더를 먼저 설정하고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존재감’ 부각, 고광철 한국경제 신임 편집국장이 임기 2년 동안 꼭 이루고 싶다는 과제다. 그는 존재감 회복에 신문제작 원칙과 편집국 운영방향, 기자들의 자세까지 모든 것을 맞췄다. 24일 본보와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왕 짊어진 짐, 내 명예는 없고 신문의 명예와 기자들의 발전을 위해 한 몸 던지겠다”는 각오도 함께 밝혔다.

한경이 이처럼 존재감을 고민하는 처지가 된 것은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후부터다. 경쟁관계인 매일경제가 종편을 확보해 종합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고 후발 경제지들이 따라오는 위기상황에서 존재감 강화는 한경 안팎의 요구였다. 고 국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신문제작의 세 가지 원칙으로 △힘 있는 신문 △깊이 있는 신문 △미래를 여는 신문을 제시했다. 결국 좋은 신문을 만들어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창달’이라는 사시를 원칙으로 세우되 여기에 어긋나면 대기업이라도 과감하게 비판하겠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힘이 있는 신문이다. 그동안 한경은 지배구조의 특성상 대기업의 이해를 가장 충실히 반영하는 경제지로 인식됐다.

그는 “한경의 정체성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지만 대기업과 주주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쪽의 목소리도 분명히 싣는 것”이라고 밝혔다.

깊이 있는 신문은 기자의 전문성과 취재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데스크의 정확한 취재지시를 통해 독자의 갈증에 해답을 주는 것이다. 미래를 여는 신문은 국제기사를 강화하고 첨단기술과 새로운 정보세계에 대한 기사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제기사와 함께 주식, 채권, 부동산, 투자상품 등 돈의 흐름과 관련한 기사를 강화하는 것도 그가 제시한 과제다.

현장 취재기자를 중심으로 편집국을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확고히 했다. 데스크의 역할을, 기자를 믿고 기자를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고 국장은 “데스크가 기자를 존중해야 기자들이 열심히 뛰고 아이디어도 쏟아낸다”며 “기자들이 취재한 결과물을 데스크의 개인적 이해와 판단에 따라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지면에도 다양한 방향의 기사를 싣겠다는 의중이다.

대신 기자의 책임성도 높아진다. 기사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사후 평가가 강화된다. 기자들에게는 프로페셔널이 될 것을 강조했다. 전문기자가 현장에서 충실하게 취재해야 강한 신문을 만들 수 있다는 지론에서 나오는 요구다.

고 국장은 “한경의 미래에 대해 기자들의 걱정이 많지만 근본적으로는 모두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스스로 변화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다시 뛰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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