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본인 독립투사' 시각 달리한 광복절 특집 '호평'

제25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이춘발 기자협회 고문



   
 
  ▲ 이춘발 기자협회 고문·소비자TV 회장  
 
경인일보 ‘씨랜드 참사 잊었나’ 심사위원 전원 득표 수상


언론은 끊임없이 신조어를 생산해내고 보급시킨다. ‘스폰서 검사’도 그 중 하나다.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도 아리송한 이 면죄부 호칭이 우리 언론에도 폭넓게 퍼져 있다는 사실을 김두우, 신재민, 홍상표 이들 3명의 동업 출신 고위 공직자들이 입증해 냈다. 공정한 잣대라면 이들에게도 적절한 신조어 부여가 필요할 듯한데 두루뭉술하다.

그들의 비리 행태와 전체 기자 세계 실상은 너무나도 동떨어진 현상이건만 국민들에게 오인된 인식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는 현실이 전 현직 언론인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한국기자협회 창립 47년 만에 처음으로 기자협회장(우장균)이 “부끄럽고 망신스럽다”는 공개 성명을 낼 지경에 이르렀겠는가.

심사위원들 역시 모두가 민망할 뿐이라는 탄식이 쏟아진 가운데 진행된 제25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지난 회와 비슷하게 질과 양 모든 면에서 평균점을 넘지 못할 정도로 수준작들이 부족했다. 전체적으로는 취재보도 부문을 포함해 8개 부문에 모두 43건이 출품되었으나 6건만 수상작으로 뽑혔다.

3건이 출품된 취재보도 부문에는 SBS와 한국일보가 ‘곽노현 교육감 수사’ 관련 기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SBS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되었다. 논의 과정에서는 방송과 신문의 매체 특성을 고려하면서 격렬한 토의가 이뤄진 끝에 충실한 사전 취재와 시간 차 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SBS의 특종이 앞섰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공동 수상의 기회를 아깝게 놓친 한국일보 기사는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가 있었지만 수상의 턱을 넘지 못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가계대출 전면 중단 조치를 취한 시중은행의 실태’를 파헤친 연합뉴스와 매일경제의 ‘전경련 로비대상 정치인 할당 파문’ 기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연합뉴스 기사는 가볍게 스쳐버릴 수 있는 제보 사안임에도 사실을 확인하고 기사로 연결시켜 파장을 일으켰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매경 기사와 관련해 좋은 기사라는 데는 이의가 없었으나 일반 취재 부문에 가깝다는 의견과 함께 향후 경제보도 범위에 대한 새 기준을 정해야 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5건이 출품된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SBS 의 ‘8·15 특집 다큐-조선 독립의 숨은 주역 일본인 독립투사’가 유일하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판에 박힌 광복절 특집과는 판이하게 기획한 이 작품은 시각을 달리했다는 점과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식민 시절 당시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행적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는 8건이나 되는 기사가 올라와 경합을 벌인 끝에 ‘잊혀졌던 씨랜드 참사 현장’을 추적 보도한 경인일보가 수상했다. 이 기사는 심사위원 전원의 득표를 얻을 정도로 참사 이후의 현장 확인과 점검, 철거에 이르기까지 언론의 참기능에 충실했다는 호평이 뒤따랐다

‘장수마을의 암 환자’ 문제를 다룬 경기일보 기사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졌지만 역학조사에 따른 결과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근소한 차이로 탈락했다.

사진보도 부문에서는 ‘맹꽁이를 구조하라’는 제목과 함께 독특한 소재를 삼은 영남일보가 ‘볼트의 분노’ 등 다른 출품작들을 물리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종편 등장에 따른 인사이동 때문인가 아니면 고된 업무에 치열함이 사라진 것인가. 국회 국정감사 철임에도 눈에 띄는 후보작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기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심사위원들의 애정어린 발언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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