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SBS '부산저축은행' 각축…재심 끝에 한겨레21 선정
제2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이용원 서울신문 특임논설위원
이용원 서울신문 특임논설위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1.06.22 15:13:38
| |
 |
|
| |
| |
▲ 이용원 서울신문 특임논설위원 |
|
| |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등 수개월째 수상작 없어 아쉬움제24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9개 부문에 38편이 응모해 4개 부문, 5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는 ‘부산저축은행’ 보도로 시작했고, 마무리됐다. 첫 번째 대상인 ‘취재보도’ 부문에서 한겨레21이 낸 ‘돈을 갖고 튀어라-영업정지 전날 밤 1백명 VIP에 1백억 몰래 빼준 부산저축은행’과 SBS가 출품한 ‘부산저축은행 1백개 계좌 특혜 인출’이 격돌했기 때문이다. 보도 시점은 SBS가 4월21일 ‘SBS 8시 뉴스’였고, 한겨레21이 4월24일(배포 기준)이었다.
심사위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SBS 보도에 부산저축은행 임직원과 대주주가 영업정지 직전 1백개 계좌에서 수천억원을 인출했다는 핵심 내용이 포함된 만큼 특종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SBS 보도 내용은 국회에서 나온 신건 의원 등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그날 다른 매체들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고 지적이 있었다. 심사위원단은 일단 판정을 미루고 회의시간 내에 사실관계를 추가 확인한 다음 마지막 대상으로써 다시금 심사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다른 출품작 심사가 모두 끝난 뒤 재심에 들어갔고, 투표 결과 한겨레21 출품작만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스포츠서울이 낸 ‘톱스타 서태지, 배우 이지아 이혼소송 충격’이 또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의 없는, 심사위원 전원일치의 결정이었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최종 심사에 오른 2편 가운데 MBC의 ‘시사매거진 2580-공포의 집합 1~2편’이 상을 받았다. 몇몇 심사위원은 해당 대학에서 선후배 간 체벌이 있는 건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게 아니라 현장에 카메라를 미리 설치, 잠복해서 얻은 영상이어서 그만큼 생생했다는 평가와 함께 제작진의 노력을 높이 산 심사위원이 더 많았다.
‘지역 신문·통신’ 부문은 경인일보의 ‘긴급진단 광교신도시-명품인가 졸품인가’가 수상작이 되었다. ‘의미 있는 문제 제기에 꼼꼼한 구성이 돋보였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일부 심사위원이, 입주예정자들의 목소리를 담는 게 부족했고 경기도 당국의 책임을 추궁하는 데도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을 제기했다.
‘전문보도’ 부문에서는 뉴시스가 출품한 사진 ‘호기심 가득한 북한병사’가 뽑혔다. 판문점을 시찰하는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일행보다 창에 얼굴을 대고 밖에서 그들을 살피는 북한 병사에 초점을 맞춘 사진이다. 여러 종합일간지의 1면을 장식해서인지 별 논란 없이 선정됐다.
이번 기자상 선정에는 스포츠 신문이 연예뉴스로 ‘취재보도’ 부문 상을 처음 받는 기록을 세웠다. 심사위원들은 “스포츠지가 연예뉴스를 출품해 놀랐다. 세태 변화를 실감했다”고 말하면서도 만장일치로 뽑았다. 기사가 가치 있고 취재기자의 노력이 돋보이면 뉴스 성격에 상관없이 기자상을 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새삼 확인했다고 하겠다.
반면 이번 심사에서 아쉬웠던 점은 ‘경제보도’,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취재보도’, ‘지역경제보도’, ‘지역기획 방송’ 등 5가지 부문에서 수상작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 가운데 ‘지역기획 방송’ 부문은 제242회를 마지막으로 여섯달째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도 두 달 연속 제외됐다. 제249회 심사에서는 이 부문들에서도 수상작을 선정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