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 천착한 기자생활 큰 도움"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 당선 동아 장강명 기자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 입력
2011.06.15 15: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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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장강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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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당선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넘쳐나는 축하 메일과 문자 메시지, 전화만큼이나 당선 턱 내라고 아우성이다. 제16회 한겨레문학상에 뽑힌 ‘표백’의 작가 동아일보 장강명 기자는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거의 매일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상금이 5천만원이다. 어디에 쓸 계획인가.“어떻게 쓰고 말고가 없다. 전세 구할 때 진 빚을 갚아야 한다. 일부는 당선 턱으로 술과 밥을 살 것이다.”
-‘표백’이 당선작으로 뽑힌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나. “기자들 용어로 ‘야마’를 잘 잡았다는 말이 있다. 표백도 그 경우와 비슷한 것 같다. 문장은 거칠어도 글이 어영부영 안하고 야마를 향해 죽 가는 것…. 심사위원들도 주제의식이 좋다는 요지로 말씀하셨다. 야마에 천착한 기자생활 덕이 컸다.(웃음)” 대학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한 그는 정통 문학수업을 받지 않았다. 대학시절 SF소설 한편, 기자로 일하면서 쓴 습작 소설 3편이 전부다. 그 중에 한편이 이번에 한겨레문학상에 당선됐고 또 다른 한편은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 본심에 올랐다.
-기자생활이 소설 쓰기에 도움이 됐나. “‘표백’에는 공무원, 주간지 기자, 고시생 등의 인물이 나온다. 부처에 출입하면서 만난 공무원, 동료 기자들이 인물의 전형이 됐다. 소설을 위해 따로 취재할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중언부언하지 않고 압축해서 쓰는 기사체도 소설 쓰기의 집중력을 높여줬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여러 번 했다고 들었다. 소설 쓰기와 연관이 있나.“마라톤과 소설 쓰기는 비슷한 면이 있다. 처음 시작할 때 ‘내가 이거 왜 하는 거지’ 후회하고, 3분의 1쯤 했을 때 ‘이거 진짜 끝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들고, 3분의 2쯤 하고 나면 저절로 끝까지 가게 되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는 2004년 이후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5번 도전해 모두 성공했다.
-어떤 기자로 남고 싶나. “소설가이면서 기자인 특이한 케이스가 됐다. 연차가 어느 정도 차면 지면을 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매일 발생하는 사건·사고에서 한발 떨어져 탈북자 사회, 아이돌 산업 같은 분야를 몇 달 씩 심층취재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