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하루를 여는 '친절한 상권씨'

뉴스투데이 5년 장수 앵커 박상권 기자


   
 
  ▲ 박상권 기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뉴스투데입니다.”

‘친절한 상권씨’는 MBC의 하루를 연다. MBC 아침뉴스 뉴스투데이 앵커 박상권 기자는 온화한 미소와 말씨로 시청자들의 새벽을 깨우는 상쾌한 모닝콜이다.

박 기자는 뉴스투데이를 맡은 지 햇수로 어느덧 5년이 된 장수 앵커다. “그건 인사권자만 알 텐데….” 비결을 묻자 장난스러운 미소로 받던 그는 ‘긍정적인 사고’에서 이유를 찾았다.

“제가 즐겁게 일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남들과 1백80도 다른 사이클로 생활하다보면 ‘외로운 섬 같다’고 느끼기도 해요. 하지만 현장 기자일 때 욕심낼 수 없었던 사색할 시간도 생겼어요. 힘든 것에 집착하면 지치죠. 세상일은 잃는 게 있으면 반드시 얻는 것도 있으니까요.”

그는 항상 새벽 3시에 일어나 3시 40분이면 회사에 도착한다. 지난밤의 사건사고를 챙기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같은 단어라도 좀더 쉬운 말은 없을지, 사건의 맥락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효과적인 코멘트는 뭘지, 기자 이전에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뉴스를 풀어본다. 긴장 속에 스튜디오에 울리는 큐 사인. 1시간40분이 열차처럼 지나간다.

15년 기자 인생 중 3분의 1을 뉴스투데이와 함께했다. 아침 뉴스 앵커로서 깨닫는 게 있을 법한 시간이다. “시간이 아깝지 않은 밀도있는 뉴스를 만들겠습니다.” 그는 앵커 선발 오디션 때 했던 말을 새겨놓고 있다. 시청자들이 하루 동안 소화할 건강한 정보 아침 밥상을 차려주는 것. 이것이 그가 곱씹는 아침뉴스 앵커의 사명이다. 시청자들이 뉴스를 쉽게 소화하는 것에서부터 활발한 대화와 소통이 이뤄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뉴욕타임스의 트위터 프로필을 보면 ‘대화가 시작되는 곳’(Where the conversation begins)란 말이 있어요. 뉴스투데이도 그런 곳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그에게 지난 5년은 앵커로서 고민의 시간이기도 했다. 촛불정국,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중동 민주화 물결 등 역사의 물줄기가 될 일들이 터져나왔다.

“젊은 기자로서 치밀어 오르는 것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 거듭 고민했어요. 기계적 중립을 조심하면서도 각 주장의 논리적·정서적 근거를 균형있게 따졌죠. 앵커가 하나의 발언을 하기 위해서는 더 치열한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러나 그가 잊지 않는 기자로서 존재 가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이다. IMF 구제금융 사태 직후였던 기자 초년병 시절, 막노동을 하다가 반신불수가 된 몽골 이주노동자의 사연을 취재하게 됐다. “우리 국민도 힘든데 외국인 기사를 다룰 때냐”는 핀잔도 있었다. 결국 아침뉴스에만 보도가 됐지만 막상 뉴스가 나간 뒤 관심이 쏟아졌다. “몽골 분에게 미안했어요. 제가 좀더 신뢰받는 기자였다면 뉴스데스크에도 나갈 수 있었고 그가 더 많은 도움을 받았을 테니까요. 더 노력하는 기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그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달을 끝으로 앵커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7월 파리특파원으로 시청자들 앞에 다시 선다.

“아쉽지만 행복합니다. 뉴스투데이에서 많은 시청자, 선후배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정말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몸은 파리에 있지만 시선은 우리 사회를 향할 겁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의 경험을 전달해 우리 시청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특파원이 되겠습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