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50일 만에 송환' 되던 날
제247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부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1.05.04 12:44:30
| |
 |
|
| |
| |
▲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
| |
기자상 수상 소식을 접하고 연평도의 바다가 다시 생각났다. 북한 주민들이 5t짜리 소형 목선을 타고 건너왔을 그 바다. 그리고 눈으로 직접 확인한 50일 만의 송환이 이뤄졌던 그 바다.
북한의 황해도 개머리 반도와 연평도 사이의 바다는 온통 푸른 빛만 가득했으나 그 사이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절대 건널 수 없는 군사분계선이 존재한다.
그 분단의 현장에서 긴박하게 이뤄진 북한 주민들의 송환은 분단 국가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표류해서 남하한 지 50일 만의 송환은 판문점을 통한 육로 송환과 귀순자를 포함한 전원 송환 사이에서 결국 귀순자를 뺀 27명의 북한 주민을 원래 넘어왔던 그대로 보내달라는 북한의 요구에 남측이 합의하면서 전격 시행됐다.
이번 취재는 판문점을 통하면 바다 상황이 어떻든, 선박 수리가 어떻든 상관없이 빠르게 진행됐을 터였는데 해상 송환의 방식을 통하느라 기나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연평도에서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해군 선상기지를 하릴없이 보다가, 때론 북한의 개머리 반도 땅굴 진지를 살펴보다가, 때론 민박집에서 왠지 모를 조급함에 잠시 누웠다가 다시 몸을 일으켜 섬 일대를 둘러보는 등.
매일매일 해군과 해경을 담당하는 인천취재본부와 전화하고 통일부 출입기자에게 확인하고 현장에서 재확인하는 날들이 계속됐다.
‘혹시 안 오면 어쩌지?’, ‘왔는데 모르고 있다가 취재 못하면 어쩌지?’
온갖 공상들이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무기력하게 만들면서 섬을 나가고 싶은 충동이 계속됐지만 결국 기다림은 달콤한 열매를 선물했다.
사실 이번 취재는 연합뉴스 본사와 지방 간의 원활한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취재였다.
송환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사진부와 인천취재본부가가 앞장섰지만 통일부, 국방부 등 유관 기관 출입기자들과의 긴밀한 정보 공유도 주효했다.
사진기자의 장점은 ‘늘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때론 순식간에, 때론 오랜 기다림끝에 나타나긴 하지만 중요한 공통분모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린 그 연평도의 바다에 있었다. 인천 부두에 있었다. 그럴 수 있었던 우리가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