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말하지 않는 신문은 신문이 아니다"

세계일보 첫 공채 출신 강호원 편집국장



   
 
   
 
재미있는 기사 몇 개보다 바른 시각의 기사 하나가 더 중요


25일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세계일보에서 만난 강호원 편집국장은 선후배간 끈끈한 연대와 열정이 넘치는 편집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조직이 바뀌면 미래가 바뀐다”고도 강조했다. 첫 공채 출신 편집국장으로 구성원들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그다. 

취임한 지 한 달. 그 사이 크고 작은 특종을 했다. BBK 사건과 관련해 ‘김경준 기획입국설’이 조작됐다는 단독보도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편집국 분위기도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사회부를 비롯해 모든 부서에 역량 있는 기자들이 많습니다. 그간 밖에서 우려를 했었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누가 세계일보에 비전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전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겁니다.”

선후배들에 대한 신뢰가 묻어났다. 그러고는 강한 조직을 강조했다. 또 이를 토대로 보수 정론지로서 비판의 칼날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특정 정당이나 기업에 편향적인 ‘정치적 보수’가 아니라 ‘가치를 중심에 둔 보수’라는 전제 하에서다.

“성역 없는 비판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비리, 파행을 시정하는 역할을 하는 게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존경받는 지식인, 정치인, 기업인이 더 많이 나오죠.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 청렴하고 도덕적인 사회가 될 때 더 풍요롭고 미래지향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재미있는 기사 몇 개보다 바른 시각을 가진 기사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원칙론자이기도 했다. ‘신문이 스스로 말을 하지 않으면 신문이 아니다’라는 소신도 그랬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도 비슷하다. “기자는 일반 기업 직원들과 달라요. 사회를 바꾸는 최전선에 선 전사들이죠. 돈 한두 푼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는 게 기자들입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전사 집단이죠.”

그런 강 국장은 언론이 외부 환경에 독립적이지 못하다는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신문의 문제 중 하나가 정부나 광고주 등 외부 환경에 너무 나약하는 것. 신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종편 등 새로운 활로 모색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외부에 대응하는 독자적인 힘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 편집국장은 이런 어려운 언론 상황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로서는 남북통일과 세계화 시대 트렌드에 대처하고 이를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사회부와 특별기획취재팀에 힘을 싣고 경제산업부 등에도 내부적인 특기팀을 두어 밀도 있는 기사를 생산, ‘읽히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UPI(미국 통신사), 워싱턴타임스와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제부를 강화해 시각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사익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료들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 “책임 있는 자리에 오른 이상 늘 회사의 이익과 공익을 위한 판단을 하기 바란다”는 그의 형이 보내 준 글을 항상 되새기고 있다.

강호원 편집국장은 1990년 세계일보에 입사해 경제부장과 북경특파원,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경제 분야에 밝은 경제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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