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북단어장 갯녹음

제243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 / GTB강원민방 조기현 기자


   
 
  ▲ GTB강원민방 조기현 기자  
 
우리나라 최고의 해양자원인 동해안을 끼고 있는 강원도. 하지만 정작 강원도에서 생활하는 기자가 바다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자책이 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제야 바다 생태 문제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사실 갯녹음은 이미 3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있는 서해안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바다에 확산돼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팀이 갯녹음이라는 아이템에 주목한 이유는 청정해역인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과 삼선녀어장에까지 갯녹음이 확산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흔히 바다의 에이즈라 불리는 갯녹음은 발생과 동시에 동해안 최북단 바다 생태를 무차별 파괴시켰다. 갯바위에 석회질 덩어리가 붙으면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해조류를 먹고사는 수산 동물들도 급격히 자취를 감췄다. 갯녹음이 심화되면서 먼 바다에서 알을 낳기 위해 연안저층으로 돌아오는 물고기들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앞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해녀와 머구리(잠수부)들은 해산물이 잡히지 않아 생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아직까지 갯녹음 발생에 대한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 사이 우리의 해양자원은 무서운 속도로 사막화되고 있다.

다행히 정부는 취재팀의 동해안 최북단 갯녹음 피해 보도 이후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고, 동해안 최북단 어장 갯녹음 현상을 올해 연구사업으로 책정해 원인 규명과 복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취재팀의 활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의 갯녹음 연구의 발전을 위해 취재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 첫걸음으로 갯녹음의 원인과 유형, 올바른 복원방법을 찾기 위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착수했다. 취재팀의 노력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많은 어민들을 웃게 만들었으면 한다.

더 나아가 우리 스스로 해양자원의 소중함을 느끼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두 달이 넘도록 전국의 바다를 돌아다니며 갯녹음 취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GTB 보도국 선배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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