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특종보도 '모범답안' 호평
제24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 차장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 차장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1.01.26 14: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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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훈 한겨레 스포츠부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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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B강원민방 ‘동해안 갯녹음’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 결정제243회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41건의 작품이 출품됐다. 최근 들어서는 꽤 많은 작품이다. 이 가운데 예심을 거쳐 절반가량인 23건이 본심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번 기자상 심사에는 대형 특종이 많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믿기지 않는 구타 사건’은 딱 떨어지는 특종으로 평가받았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물류업체 대표 최철원씨가 고용승계를 요구한 직원을 폭행하고 맷값으로 2000만원을 건넸다는 보도는 충격적이었고,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2580’ 보도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최씨는 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보도는 특종의 3단계인 뉴스→ 수사→ 처벌을 착착 밟아나갔다. 심사위원 14명 전원이 평점 8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줬고, 본선 심사 과정에서도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또 서울신문의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원충연 전 사무관 포켓수첩 단독 보도’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언론사의 정보를 보고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처음 보도하는 등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실체와 성격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 정치부의 ‘청목회 공소장에 드러난 청목회 로비 전모’는 타사 기자들이 눈여겨보지 않은 것을 밤 늦게까지 남아 공소장을 입수해 보도한 노력에 대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공개될 내용으로, 이 보도로 청목회 사건의 본질이 달라졌거나 국면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지적에 따라 아쉽게 6표로 반수에서 1표가 모자라 탈락했다.
이번 기자상 심사에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관련된 보도가 두 건이 올랐다. 취재보도부문에서 KBS의 ‘연평도 포격현장, 국내외 방송사 최초 현지 보도’와 전문보도부문의 한겨레신문 ‘아스팔트에 꽂힌 1m 짜리 포탄’ 사진이다. KBS 보도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직후 방송사로는 처음 연평도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그에 앞서 한겨레신문과 연합뉴스 취재진이 연평도에 들어가 이미 현지 르포 기사를 송고했다는 점에서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반면 한겨레신문 취재진은 북한의 도발 직후 가장 먼저 연평도에 들어가 한 장의 사진으로 연평도 상황을 생생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 사진 만큼 연평도 상황을 잘 보여준 것은 없었다”, “사진 한장이 북한의 도발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퓰리처상 감이다”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다만 불발탄 보도는 13표 가운데 11표를 얻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좋은 작품이 나왔다. 이데일리의 ‘佛은행에 현대상선 1.2조 예금? 출처 관심’ 기사는 예심 때부터 8.03의 높은 점수를 받았고, 본심에서도 심사위원 10명의 지지를 얻어 무난히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기사의 핵심인 1조2천억원이 사태의 분수령이 됐고, 이 기사로 현대그룹과의 매각 양해각서(MOU)가 깨지는 등 파장이 컸다고 평가됐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결정된 작품이 나왔다. GTB강원민방의 ‘동해안 최북단어장 갯녹음 최초 보도’가 그것이다. 그동안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동해안 명태가 사라지는 이유를 단순히 수온 상승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 보도로 다양한 원인이 제시됐고, 특히 갯녹음 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쳤다. 취재진이 북방한계선(NLL) 1㎞ 전방까지 들어가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도 인정됐다. 취재여건이 어려운 지방에서 모처럼 좋은 작품이 나왔다는 평가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또 하나의 좋은 작품이 나왔다. 매일신문의 남대구IC~서대구IC 구간의 극심한 교통정체 현상과 원인, 대안까지 내놓은 ‘대구 도시고속도로 교통지옥 문제’ 보도다. 심사위원들은 지방에서 여론 형성이 쉽지 않았을 텐데 개선책까지 내놓은 좋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밖에 매일신문의 ‘시민체험 프로젝트-대형마트 끊고 살기’와 국제신문의 ‘바닷속 세상이야기-그곳에도 삶이 있다’ 사진보도는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수상까지는 이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