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들을 잊고 있지만 그들은 한국을 잊지 않았습니다"
에티오피아 학교지원 서적 발간한 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 입력
2010.12.31 14: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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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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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해용 기자(강원취재본부)는 에티오피아를 보면서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자화상을 떠올린다.
이 기자는 지난달 한국과 에티오피아를 연결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위해 ‘에티오피아, 13월의 태양이 뜨는 나라’라는 책을 내놓았다.
판매 수익금은 공부할 교실이 부족한 에티오피아의 시골 초등학교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 기자는 60년 전 전쟁의 상흔이 휩쓸고 간 강원도 양구 출신이다.
그가 다녔던 대암 중학교 운동장 앞은 한국전쟁 당시 에티오피아 참전 군인들이 숙영했던 장소였다.
이런 우연의 조각들은 퍼즐처럼 맞춰져 에티오피아와의 인연이 닿게 됐다.
그는 2004년 초 중부 전선 최전방 지역인 대성산과 적근산 사이로 난 작전도로를 통과하고 있을 때 “에티오피아에 다녀오지 않겠어?”라는 제안을 받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춘천시 출입기자들 중 지원자가 없어 넘겨진 ‘폭탄’이었다.
이 기자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참전기념 회관을 짓는 사업이 서울시와 대전시가 거절해 공이 춘천시와 강원도로 넘어오면서 에티오피아에 가게 됐다”며 “그들은 매년 5월 첫째 일요일이면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위한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에 대한 그의 첫 느낌은 ‘우리는 그들을 잊고 있었지만 그들은 결코 한국을 잊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는 2004·2006·2008년엔 취재를 위해 방문했고 2009년 11월에는 휴가를 이용해 자비로 에티오피아를 찾았다.
하지만 방문할 때마다 느낀 점은 한국 정부는 한때 ‘반짝’하는 관심만 보일 뿐, 지속적인 지원은 순전히 민간의 몫이라는 것.
이 기자는 에티오피아 남부지방 딜라에서 한국 선교사 부부가 운영 중인 학교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서 주위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는 “우리 정부는 독지가나 공공기관이 짓는 학교를 구분해 지원하지만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이들 학교를 무조건 한국이 세운 것으로 인식한다”며 “작지만 어려움 속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에티오피아 현지 학교를 지원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자 이 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기자는 이 책을 통해 젊은 인재들이 ‘아프리카의 창’ 에티오피아로 진출하길 바랐다.
“궁극적으로 우리 젊은이들이 아프리카 UN기구에서 일할 기회가 많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제성장의 노하우를 접목시킬 수 있는 기회도 얼마든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