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이념 갈등, 창립정신으로 극복하겠다"
관훈클럽 정병진 신임 총무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 입력
2010.12.31 14: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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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진 관훈클럽 신임 총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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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로서 균형잡힌 시각, 폭넓은 대인관계.”
정병진 관훈클럽 신임 총무(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에 대한 주변의 평가다. 회원 간의 차이를 넘어 연대를 도모하는 관훈클럽의 일꾼으로서 적임자라는 뜻이다.
한국일보 출신으로는 16년 만에 중책을 맡게 된 정병진 총무는 “관훈클럽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2011년은 창립정신을 되새기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일성을 터뜨렸다. 관훈클럽의 정신은 “회원 간의 친목 강화, 연구활동, 언론발전 방향 모색” 등 세 가지다.
클럽 창립 당시인 1957년은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던 시절이다. 언론계 역시 문자 그대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뉴미디어가 성장해 전통 미디어들은 설자리가 없어졌다. 언론계는 이념 갈등, 세대 간 소통 부족으로 갈라지고 있다. 이런 위기를 창립정신의 재확립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포부다.
관훈클럽이 최근 몇 년간 관심을 기울여온 ‘언론계 벽 허물기’는 정 총무에게도 역점 사업이다. “언론사 간 논조 차이는 있기 마련이죠. 그러나 이념 때문에 동료 기자들의 관계까지 소원해져서는 안 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회원들의 혜안을 적극적으로 모을 겁니다.”
선후배 세대 간 장벽은 “젊은 목소리”를 받아들여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이다. 종전과 달리 차장급 기자 등 소장 회원들을 임원으로 기용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밖에 자긍심을 갖고 기자 생활을 할 수 있는 풍토 마련, 미디어 홍수 속에서 전통 미디어의 위상 찾기 및 뉴스콘텐츠 유료화 등 활로 개척, 저널리즘의 위기 극복 등도 정 총무의 주관심사다. 산적한 문제를 머리로만 고민할 게 아니라 실천적인 대책을 찾겠다고 한다.
관훈토론회의 강화도 빼놓지 않았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해여서 더욱 그렇다. 올해 대통령 예비후보들을 초청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후보들이 하고 싶은 말만 듣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 사회 의제를 주도하는 관훈클럽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명실상부한 ‘담론의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1983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정 총무는 곧 기자생활 30년을 맞는다. 그간의 기자 인생을 대표하는 가치로 서슴없이 ‘자유’를 꼽는다. 그가 추구하는 자유란 ‘프리덤(Freedom)’보다는 ‘리버티(Liberty)’라고 설명했다. ‘틀림과 다름’을 구별할 줄 알고, 이념과 아집을 넘어 자유로운 인식을 갖는 게 기자의 본령이라는 것이다. 그의 자유에 대한 깊은 신념은 바다의 넉넉함과 함께 유년시절을 보낸 탓이기도 하다. 그의 고향은 남해의 미도(美島)인 경남 통영 욕지도다.
“후배들에게 자유의 덕목을 누릴 수 있는 풍토를 물려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합니다. 요즘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유행어가 있죠? 관훈클럽이 기필코 언론계의 소를 키워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