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빈민촌 희망찾기-마을별 기초생활수급자 최초 분석

제242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부산일보 황석하 기자


   
 
  ▲ 부산일보 황석하 기자  
 
“부산의 강남 해운대구에도 이런 동네가?”
흔히 부유하고 빈곤한 지역이 거론될 때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는 예전부터 자리잡은 특정 지역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부산의 경우 서부산권이냐, 동부산권이냐에 따라 빈부의 차이가 어느 정도 판가름 난다. 이처럼 가난하고 잘사는 동네는 이미 빈부가 규정된 큰 테두리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도 빈곤으로 시름하는 곳을 적잖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그동안 간과됐던 부분.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구만 하더라도 일부 지역은 인구 대비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꽤 높은 곳이 더러 있었다. 취재진의 의문점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우선 부산의 다른 지역에도 이런 곳이 존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확한 자료와 통계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부산 16개 구·군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사회부 경찰 기자들을 동원해 각 기초지자체 소속 동의 통별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물론 자료의 수집과정 자체가 녹록지 않았다. 일부 주민센터 공무원들의 비협조로 애를 먹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자료수집을 완료했지만 모은 자료들을 가공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재개발지역과 영구임대아파트 등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높게 나타난 현장을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부대끼는 취재 역시 여러 난관에 부딪혔다. 무엇보다도 가난에 시달린 데다 외부와 교류를 거의 차단한 주민들의 닫혀 있는 마음도 취재의 걸림돌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취재진은 끊임없이 취재 목적을 설명해야만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던가? 취재진의 목적에 공감하기 시작한 주민들이 자신들의 어려운 사정을 털어놓으며 기사로 마을을 바꿔 달라고 당부했을 때 이번 취재에 대한 사명감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1부 보도에서는 부산에서 이뤄지고 있는 무분별한 재개발 정책과 대책 없이 모아만 놓은 영구임대아파트의 문제점이 신빈민촌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재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학 교수와 시민 활동가 등 자문단과 머리를 맞대 2부 보도에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보도가 끝난 뒤 울림들이 일기 시작했다. 부산지역의 풀뿌리조직, 사회복지학계, 시민단체 등 마을재생 전문가들이 ‘우리마을 네트워크’를 통해 결집했다.

이 모든 결과는 이번 보도를 기획한 취재진의 노력과 동시에 자료 수집에 발 벗고 나선 경찰 기자들,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준 자문단, 마을을 바꿔보겠다는 취재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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