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킨제이 보고서' 사회적 약자 문제 부각 '호평'
제24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이춘발 기자협회 고문·소비자TV 회장
이춘발 기자협회 고문·소비자TV 회장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11.24 15: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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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발 기자협회 고문·소비자TV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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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살인자가 된 15세 소년’ 재심청구 결과 후 수상여부 결정제2백41회 기자상 심사에는 모두 36건이 출품돼 7편의 수상작을 냈다. 양적으로 보면 지난 회와 큰 차이는 없었으나 신문에 비해 방송 쪽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가장 경쟁이 심한 취재보도부문에서 방송이 2건의 수상작을 내고 KBS 경우는 예심에 무려 11건을 올리는 등 전례 없는 노력을 과시했다.
취재보도부문에는 8건이 경합한 가운데 ‘‘갈지자 주행’ 해군 최신예 고속함 문제(YTN)’ 기사와 ‘유명환 장관 딸 특채(SBS)’ 보도가 심사위원 전원의 득표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방 관련 보도에서 몇 차례 실력을 과시했던 YTN의 기사는 단순 특종이라는 사실을 벗어나 천안함 사건 이후 문제를 연계 추적해온 취재기자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심사평이 모아졌다.
물론 이 기사는 오랜만에 일구어낸 국방 관련 보도라는 일반 상황도 유리하게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비해 SBS의 ‘유 장관 딸 관련’ 보도는 우선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특종’이라는 심사위원들의 찬사와 함께 후속보도가 제대로 이어 지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여건상 이 보도가 실현되기까지 이루어졌던 “데스크와 구성원들의 용기와 노력이 있었기에 빛을 본 것이 아니었겠느냐” 하는 상황 분석이 뒤따랐다.
기획보도 신문부문에서는 ‘장애인의 성 킨제이 보고서(한겨레)’가 유일한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기사는 “학계조차 외면해 왔던 전인미답의 장애인 성문제를 다루었다”는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공개된 이슈로 부각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5건이 나왔으나 아쉽게도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다만 억울한 옥살이 문제를 파헤친 ‘조작된 3일, 살인자가 된 15세 소년(SBS)’은 한 표 차이로 수상에서 밀렸으나 7년간의 기록을 끈질기게 추적해온 취재기자의 집념과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심사위원들은 이 사건의 주인공이 만기 출소를 했지만 진실을 가려줄 재판부의 재심청구 결과가 나온 뒤 수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총 6건이 경합한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고교 축구 주말리그 승부조작(뉴시스)’과 ‘“제주를 지질 공원으로” 6년간의 기록(한라일보)’ 두 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승부조작 관련 기사는 비록 제보에 의해 이루어진 평범한 기사임에도 후속 취재를 통해 어려운 승부조작의 실태를 다각도로 조명했다는 점이, 제주 지질 관련 보도는 캠페인성임에도 의제선정과 6년간에 걸친 장기 탐사라는 점이 수상의 이유로 꼽혔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도심 속의 멸종위기 종을 찾아서(대전일보)’가 “도심을 배경으로 한 컷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사진 효과가 돋보였다는 평가 속에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며 ‘횡령 수단으로 쓰인 외국인 학교(코리아타임스)’ 기사도 오랜만에 수상 반열에 올랐다. 심사위원들은 “영자지라는 특수성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한 노력이 좋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음 심사에는 보다 수준 높은 기사들이 많이 출품돼 예심을 거치는 경쟁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