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도는 대·중소기업 상생…납품단가 부당인하
제239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부문 / 매일경제 백순기 차장
매일경제 백순기 차장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9.08 14: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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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백순기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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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 중소기업부가 기획 보도한 ‘헛도는 대·중소기업 상생…납품단가 부당인하’시리즈의 출발점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년기획으로 ‘기업가정신을 깨우자’라는 제목의 시리즈를 게재하면서, 취재팀이 만난 중소·벤처기업인들은 기업가정신이 쇠퇴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한결 같이 대기업의 상생 노력 부족을 지적했다. 그들은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뿌리 뽑아야만 꺼져가는 창업 의욕을 되살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때부터 취재팀 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문제를 심층 분석해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런 와중에 대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라는 발표가 나왔다. 취재팀은 ‘대기업은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데 그들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의 사정은 어떨까’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에 돌입했다.
1차로 경상북도 구미공단과 경상남도 사천일반산업단지, 인천 남동공단 등지를 직접 찾아가서 현지 중소기업 실태를 취재했다. 우리가 만난 기업인들은 “이익은커녕 먹고살기조차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취재팀은 6월17일자로 ‘대기업 사상 최대 이익인데…MB정부 중소기업과 소통 시급’이라는 타이틀로 보도했다.
이어 우리나라 대표적인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와 협력업체간 영업이익률을 분석하기로 하고 증권 정보 업체 FN가이드와 공동으로 일주일간 상장사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물은 우리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대기업은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반면 중소기업은 적자를 내면서도 납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사실이 통계로도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런 통계를 근거로 업계의 현장 목소리를 담은 결과물을 시리즈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IT와 유통 같은 상생 사각지대의 실태도 자세히 다뤘고,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침범하고 원가계산서를 요구하며 특허를 공유하자는 대기업의 불공정 관행도 가감없이 보도했다. 마지막으로 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와 2주간의 작업과정을 거쳐 3천여 개 기업을 분석해 대기업과 1,2,3차 협력업체간의 영업이익률 추이를 비교했으며,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해법 마련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매경의 보도 이후 숱한 매체가 앞다퉈 다뤘고, 정부도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상생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과제이다.
끝으로 유난히 더웠던 여름 현장 곳곳을 누비면서 심도 있는 취재를 해준 노현 이상덕 서진우 강다영 기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사실 이번 보도는 전호림 중소기업부장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재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특유의 추진력으로 취재팀을 이끌었다.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사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끝까지 취재팀을 믿고 격려해준 조현재 편집국장과 박재현 국차장, 여러 편집국 선·후배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