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신문 '동천강 대해부' 공약 허구성 고발 '호평'

제239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조호연 경향신문 출판국장



   
 
  ▲ 조호연 경향신문 출판국장  
 
‘강용성 성희롱 발언’ ‘日 전범기업 추적’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 결정

제239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은 37편이었다. 이 가운데 5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출품작 규모도, 수상작 수도 평균치보다 적었다. 다음달부터는 출품작도 수상작도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

수상작은 공교롭게도 5개 분야에서 1편씩 선정됐다.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 ‘강용석 의원, 국회 대학생 토론대회 뒤풀이서 성희롱 발언 파문’(중앙일보)은 본심 참석 심사위원 전원의 표를 얻었다. 흔한 보도 주제이긴 하지만 은밀히 이뤄지는 사안이어서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성희롱 취재장벽을 뛰어넘은 역작이란 평이었다. 현역 국회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해당 언론사에 로비를 하는 상황에서 나온 용기 있는 보도라는 점도 높은 평가를 얻는 데 기여했다.

취재보도 부문의 나머지 출품작 가운데 3~4편도 주목을 끌었지만 수상감으로는 다소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으면서 아깝게 수상작에서 제외됐다. 예컨대 ‘총리실 현역의원도 사찰’은 특종성이 높고 사회적 파장도 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해당 언론사의 관련 후속보도가 없었고 의원의 실명을 보도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점수를 잃었다. ‘어느 대리기사의 억울한 죽음’도 대리기사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낮은 위상·처우에 대한 사회적 파장을 이끈 공로는 인정받았지만 해당 언론의 최초 보도보다 20여 일 전에 인터넷 언론이 사건의 뼈대를 자세히 보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 끝에 상을 받지 못했다. ‘베트남 신부 살해사건’은 지역방송과 지역신문이 동시에 출품했으나 경찰의 브리핑 후 기사화돼 속보를 주요 심사기준으로 삼는 취재부문 특성을 감안할 때 수상감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많았다.

경제보도 부문의 ‘헛도는 대·중소기업 상생…납품단가 부당인하’(매일경제신문)는 익숙한 주제이지만 3천3백 개 기업의 영업이익률 분석을 통한 기업 양극화 입증 등 과학적 접근방식을 활용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부문으로 출품된 ‘양극화, 대한민국이 갈라진다(한국일보)’는 많은 현장을 누비며 발품을 팔았고, 보도 직후 정부의 관련 대책이 나오는 등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으로 뽑히지 못했다.

기획보도 분야에선 ‘잊혀진 만행, 일본 전범기업을 추적한다’(국민일보)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취재보도 부문의 성희롱 사건 보도와 마찬가지로 만장일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일 강제병합 1백년 동안 일제 만행을 다룬 보도가 수없이 많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 등 소위 ‘전범기업’을 겨냥해 그들의 불의와 비행을 다룬 것은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과정에서 해당 기업들이 이례적으로 근로정신대 출신 할머니와의 협상에 응하겠다고 나서는 등 큰 반응을 이끈 공로도 인정받았다.

‘빚 시한폭탄 LH 시리즈 및 후속기사’ 제목의 기획보도도 주목을 끌었지만 많은 언론사들이 같은 주제를 다뤘고, 이들 보도와 차별성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선택받지 못했다.

지역취재부문의 ‘태안 군용보트 전복사고 베일을 벗기다’(대전MBC)는 높은 특종성이 돋보였다. 단순 레저보트 전복사고 보도 자료를 맹신하지 않고 석연찮은 경찰의 태도에 의문을 품고 끈질긴 확인작업 끝에 군인에 의한 군용보트 사고임을 확인해 보도한 데다, 짙은 안개 등을 뚫고 유일하게 현장에 접근해 화면을 내보내는 등 치열한 기자정신도 수상감으로 꼽혔다.

지역 기획보도 부문 수상작인 ‘수질오염사각 동천강 대해부’는 강 상류의 오염원을 그대로 둔 채 하류만 정비해 수질을 높이겠다는 시장 공약의 비현실성과 허구성을 현장 취재로 잘 고발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 과정에서 폐공장의 오염원을 특종 고발한 것도 두드러졌다.

오랜만에 특별상 후보로 추천된 ‘사정 1천5백Km 토마호크급 순항미사일 현무-3C 실전배치 사실 단독보도’는 “중국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훌륭한 단독보도”라는 평가와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하지 않은 미확인 보도”라는 평가가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끝내 수상작으로 뽑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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