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리포트-부산 원도심 재창조

제238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부문 / 국제신문 배재한 기자


   
 
  ▲ 국제신문 배재한 기자  
 
부산의 도심 산허리를 감싸고 수십킬로미터의 산중턱 도로로 연결된 이른바 산복도로.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은 이 산복도로는 일제강점기와 8·15 광복, 한국전쟁과 산업화의 직접적 산물입니다. 이 산복도로는 부산의 중구~동구~서구~사하구~영도구~부산진구 등에 걸쳐 있습니다. 이곳에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이 자그마치 1백20만명이나 됩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이 산복도로에 살고 있지만 산복도로는 부산의 골칫덩이에 불과했습니다. 부산항으로 배가 들어올 때 마천루처럼 보이는 산중턱의 불빛을 보고 감탄했다가 아침에 판자촌임을 알고 실망했다는 자조적인 얘기를 한 두 번씩 듣지 않은 부산사람은 없을 정도입니다.

취재팀의 문제의식은 여기서부터 출발했습니다. 한국전쟁 60주년을 맞는 해이자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시작된 지 1백년이 되는 해(2010년)를 맞아 산복도로에 대한 대탐사를 결정했습니다.

2010년 새해 첫날부터 시작해 매주 한 차례 한 면씩 6개월 동안 계속됐습니다. ‘산복도로 리포트’가 보도되는 6개월 동안 사내는 물론 외부의 평가도 뜨거웠습니다. 부산에 적합한 지역적 어젠다를 제대로 잡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취재팀의 팀장 역할을 한 저는 부산시청을 출입하는 사회부 기자로서 주중에는 출입처 기사 취재에, 주말과 휴일에는 산복도로 취재에 매달렸습니다. 나날의 기사 부담과 출입처 일정에 쫓기면서 ‘산복도로 취재수첩’을 한장 한장 채워나갔습니다.

이 시리즈가 계속되는 6개월 동안 주말과 휴일이면 어김없이 부산의 산복도로를 걷고 또 걸었습니다. 또 산복도로와 연결된 산동네를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기사는 언제나 밤새워 썼습니다. 그만큼 저는 부산의 산복도로에 푹 빠졌고, ‘산복도로 리포트’ 취재 보도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수상 소식을 전하는 전화를 받고 저의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취재팀의 일원이었던 후배 조민희·정홍주 기자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번 수상이 그들에게 훌륭한 기자로 성장하는 디딤돌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번 시리즈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 편집·제작 간부님들, 취재 협조는 물론 온갖 자문을 아끼지 않은 부산발전연구원 김형균 박사님 등 도움을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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