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보도부문 2편 모두 '김정일 위원장' 관련 특종

제23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박승준 인천대 초빙교수



   
 
  ▲ 박승준 인천대 초빙교수  
 
광주일보 ‘대학 시간강사 자살’ 사학 비리 근본 대책 마련 ‘호평’


제23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취재보도 부문 2편의 수상작이 모두 김정일 북한 조선노동당 국방위원장의 5월초 중국 방문 관련 보도에서 선정됐다. 연합뉴스 조성대 베이징 지사장과 인교준, 홍제성 베이징 특파원, 박종국 선양특파원 등 4명의 명의로 출품된 ‘북 여객열차 단둥 도착…특별열차인 듯’과 KBS 원종진 상하이 특파원 명의로 출품된 ‘김정일 위원장 건강 이상 징후 단독 포착’은 중국이라는 어려운 취재환경에서 한국기자들이 기자정신으로 건져 올린 특종급 수상작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 국제3부 소속 특파원들은 김정일의 중국 방문과 관련 각종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끈질긴 취재로 김정일이 실제 중국 방문에 나서 압록강을 건너 단둥, 다롄, 톈진을 거쳐 베이징으로 향하는 이동 경로를 정확히 보도했으며, 일본과 미국, 유럽의 통신과 신문들이 연합뉴스의 보도를 인용해서 김정일의 방중을 보도하게 함으로써 한국 언론의 국제적인 성가를 높였다.

KBS 원종진 특파원의 ‘김정일 위원장 건강 이상 징후 단독 포착’은 김정일이 방중 첫날인 5월3일 밤 다롄 푸리화 호텔에서 이동하는 화면을 맞은 편 호텔에서 5시간 잠복 끝에 촬영한 것으로, 세계적인 특종이라 할 만하다. 이 화면은 김정일의 방중 사실을 국제사회에 사실로 확인 보도한 화면일 뿐만 아니라, 김정일이 지난 2008년 9월9일 북한정부 수립 기념행사에 불참함으로써 그의 건강에 관한 각종 미확인 보도가 나도는 가운데 그가 다롄 푸리화호텔에서 15초 가까이 왼쪽다리를 끌며 이동하는 화면을 촬영함으로써 김정일의 건강에 관한 가장 확실한 ‘팩트’로 인정될 보도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일은 지난 2006년 1월 방중 때도 광둥성 광저우의 호텔 로비에서 이동하는 장면이 일본 TV 취재진에 의해 촬영된 일이 있으나, 당시는 건강이상이 발생하기 이전이었다. KBS 원 특파원의 보도는 김정일의 건강과 관련, 북한과 중국이라는 권위적인 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조정되지 않은 생생한 정보를 담은 화면을 취재했다는 점에서 글로벌한 특종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이번 237회 기자상 심사에 올라온 26편의 후보작 가운데 지역취재보도 부문의 광주일보 사회부 김호, 양수현 기자의 ‘대학 시간강사 유서남기고 자살’과 제주MBC 조인호, 강흥주 기자의의 ‘현명관 제주도 지사 후보 동생 돈봉투 사건 특종 보도’는 심사위원들의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수상작이다.

특히 광주방송의 ‘대학 시간강사 자살’은 사건취재 기자들이 흔히 ‘가십성 변사사건’이라고 말하는 대학 시간강사의 자살을 전국의 대학들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지만 소문과 비리의 벽 뒤쪽에 감추어져 있던 사학들의 대학교수 채용 조건 금품 요구 사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함으로써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도록 채찍질을 가했다는 공로를 인정하는 데 심사위원들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제주MBC의 ‘현명관 제주도지사 후보 동생 돈봉투 사건 보도’에 대해서는 특히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에 나선 후보의 실명을 적시해서 보도한 점이 다른 관련 보도들과 달랐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는 심사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부문의 경향신문 사회부 최민영, 김기범 기자와 정치부 이주영, 전국부 임아영 기자의 ‘특별 기획 어디 사세요-주거의 사회학’은 특별하지 않은 소재를 특별한 깊이와 넓이로 다룬 데다가 서울의 주택 가격 상승이 서울을 안고 있는 경기도의 사회구조적 변화로 연결되는 과정까지 취재 보도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본심까지 올라온 후보작이 많은 편은 아니었으나, 글로벌한 특종으로 평가할 만한 보도내용이 포함돼 있는 데다가, 취재의 기초를 충실히 지키는 높은 기자정신을 담은 작품들이 많아 수상작을 가리기 위한 심사위원들 사이의 토론 열기가 상당한 고온이었다는 점을 아울러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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