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객열차 단둥도착…특별열차인 듯
제237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7.07 14: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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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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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취재는 참 쉽지 않다. 베일에 가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정은 더 그렇다. 모든 게 비밀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 취재가 어려운 까닭이다. 김 위원장은 늘 한반도 정세가 갈림길에 선 시점을 택해 중국 방문을 해왔다. 이번에도 그랬다. 북한의 제2차 핵실험,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보즈워스 미 특사의 방북 등 ‘심상치’ 않은 상황 가운데 올 벽두부터 그의 방중이 예고됐다. 일본 언론은 아예 수개월간 단둥에 취재진을 배치, ‘툭하면’ 김 위원장 방중 가능성을 타전했다. 이 때문에 연합뉴스는 낌새가 보일 때마다 선양과 베이징에서 번갈아 가며 단둥으로 달려가 김 위원장 방중 길목을 지켰다.
연합뉴스 베이징 지사의 막내인 홍제성 특파원은 단둥 중롄호텔에서 무려 10여 일 낮밤을 두 눈 부릅뜨고 특별열차가 압록대교를 지나는지 지킨 적도 있다. 지난 5월3일 새벽에도 연합뉴스의 박종국 선양 특파원은 중롄호텔의 투숙객을 ‘퇴거’시킨다는 제보를 듣고 김 위원장 방중의 낌새라고 판단해 전날 밤부터 압록강 변에서 공안과 숨바꼭질을 하면서 현장을 지켜 1보를 타전했다. 곧 2보도 썼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북한과 중국이 입을 닫고 있고 우리 정부는 사실상 정보에서 배제(?)된 탓에 누가 확인하랴. 다행스럽게 2보가 나간 다음에 인교준·홍제성 특파원을 통해 ‘김 위원장의 중국 다롄(大連)행’이 송고됐다. 여러 경로에서 확인한 것이었다. 이 보도로 김 위원장의 방중은 기정사실화됐다. 그러고서 김 위원장은 다롄 푸리화호텔에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다롄과 톈진 방문에서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모습을 많이 비쳤으나 접근은 어려웠다. 문제는 베이징이었다. 김 위원장이 5월5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한 후 북-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연합은 각종 조각 정보들을 맞춰 5일 저녁 김정일-후진타오 북중 정상 간에 ‘만찬 후 정상회담’ 개최 기사를 타전했다.
그러나 6일 일본의 대부분 언론은 북-중 정상 간에 만찬만 했고 정상회담은 없었다며 전날의 연합뉴스 기사를 뒤집는 기사를 타전했다. 그러나 그 보도는 북, 중 양국이 같은 날 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하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연합뉴스는 4박5일간 김 위원장 방중을 사실상 중계했다. 그 과정에서 외신은 김 위원장 방중기간 내내 연합뉴스 기사를 인용보도 해야 했던 반면 연합뉴스는 그와 관련해 외신을 거의 인용하지 않았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그간 미국과 일본 등의 서방언론에 한발 뒤처지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 확실한 자리바꿈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심도 있는 접근 취재를 못한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이번 김 위원장 방중 특종은 홍콩과 베이징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취재원을 잘 관리해온 조성대 연합뉴스 베이징 지사장의 적절한 지원 취재와 김 위원장의 동선을 발로 따라 다녀준 박종국·홍제성 특파원, 베이징 지사를 지키며 기사를 전담한 인교준 특파원, 그리고 믿음을 갖고 꼼꼼하게 기사를 수정 송고해준 본사 지일우 국제3부장(당시) 간에 ‘찰떡 호흡’이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연합뉴스의 취재력에 자부심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