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노컷뉴스 'VIP 메모' 포토저널리즘 진면목 과시
제236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홍성완 연합뉴스 본부장
홍성완 연합뉴스 본부장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6.16 14: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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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완 연합뉴스 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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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달의기자상에는 후보작이 36편에 달했다. 예비심사를 거쳐 본 심사에 19편이 올라 양적으로 풍성함을 보였다. 본 심사에 오른 19편 가운데 다수가 예비심사 결과와 비슷비슷한 점수를 받아 우열을 가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심사에서 두드러진 것은 전문보도 부문에 사진 7편과 그래픽 1편의 많은 작품이 출품된 것이다.
CBS 윤창원 기자 외 1명의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전달된 VIP 메모’는 이달의 기자상으로 뽑는 데 전혀 이견이 없었다. 한마디로 “사진이 할 수 있는 특종을 제대로 해낸 것”이라는 평가였다. 천안함 사태 발생 후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국회 본회의장에서 건져 올린 이 한 장의 사진이 던진 메시지는 파장이 적지 않았다. 문제의 메모는 일부 타사 기자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더욱 값진 특종이 되어버렸다. 특종 기사를 발굴하고도 데스크에서 내보내지 않아 이른바 ‘물을 먹은’ 몇몇 과거 사례가 생각나는 것은 웬일일까. 그렇기에 수상의 명예를 안은 기자와 더불어 담당 데스크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겨레 김봉규 기자의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최고인민위원회 위원장’ 사진은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남북 긴장국면에서 순간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다만 풀 사진인 것으로 알려져 풀 기자 작품의 특종 여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논란이 있었으나 상황에 따라 판단할 일이며 해당 작품은 사진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였다.
‘아픈 상처 드러낸 천안함 함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는 수상에서 아깝게 탈락했지만 각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찍은 사진이어서 사진기자들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신문에서 보는 3D 입체사진’(한국일보 류효진 기자)도 비록 수상은 못했으나 이달의 기자상 심사 기준과의 부합 여부를 떠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기획보도 부문에서 한겨레21 안수찬 기자 외 1명의 탐사기획 ‘영구 빈곤 보고서’는 VIP 메모 사진처럼 만장일치로 수상작에 뽑혔다.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언론의 핵심 책무라고 볼 때 빈곤문제야말로 도외시할 수 없는 주제이다. 수상작은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주민의 빈곤 문제를 실감나는 그래픽 등을 곁들여 다각도로 조명했다. 문제의식과 발품을 아끼지 않은 땀이 가져온 결과라고 본다.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공적 설명서를 잘 써내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기사 내용은 빈곤한데 공적서만 화려해서 쓴웃음을 자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영구 빈곤 보고서’는 본 기사 못지않게 공적서도 꼼꼼하게 작성하는 정성을 보여줬다.
세계일보 기획취재팀의 수상작 ‘내부기관 장애인 실태 보고서’는 그동안 언론에서 다루지 않았던 분야를 다뤄 신선한 느낌을 줬다. ‘장애인 속의 장애인’으로 불리는 내부기관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KBS 탐사보도팀의 ‘학자와 논문 2부작’은 교수사회에 만연한 논문 이중게재 행태에 철퇴를 가하는 경고 역할을 했고 부산일보 강승아 기자외 1명의 ‘교사 단식 및 학교 급식비 지원 시스템 문제점 보도’는 한 교사의 단식 사연을 통해 학교 급식비 문제를 파헤침으로써 관심을 증폭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뽑혔다. 또한 지역기획 부문 수상작인 경인일보 김대현 기자 외 3명의 ‘대학 캠퍼스 경기도 러시, 약인가 독인가’는 캠퍼스 러시 현상에 대해 그동안 긍정적인 보도 위주였던 데 비해 ‘속 빈 강정’과 같은 허상을 잘 짚어냈다는 지적이었다.
취재보도부문에서 CBS 최선욱 기자외 2명의 ‘현직 군수, 국회의원에 2억원 전달하다 체포’는 딱 떨어지는 팩트라는 점,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타락행위 가능성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 등에서 수상작으로 뽑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MBC 뉴스데스크의 ‘천안함 군 상황보고 문건 보도’는 본 심사에서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 군 상황보고 문건을 발굴한 것은 상당한 취재력이라는 평가와 군 발표와 달리 실제 상황이 당일 오후 9시15분께 있었다는 내용은 앞서 타사에서도 휴대폰 문자서비스와 관련해 보도된 바 있으나 수상을 못해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 등이 엇갈렸다.
천안함 사태는 워낙 비중 있는 사안이어서 지금까지 언론의 관련 보도를 어떻게 봐야 할지 숙제로 대두된 가운데 후속 파장이 이어지고 있어 더욱 활발한 취재 보도가 요망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