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최고인민위원회 위원장

제236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부문/한겨레 김봉규 기자


   
 
  ▲ 한겨레 김봉규 기자  
 
한국기자협회 주관 이달의기자상은 지난 2004년 9월 제167회 이달의기자상 ‘보이지 않은 스텔스기 폭격기’로 상을 받은 뒤 두 번째입니다. 그 당시 미국 본토 알래스카에서 비공개로 날아온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은 스텔스 폭격기를 군산 공항에서 훈련 중인 것을 포착 국내신문과 외국 통신사를 타고 보도된 성과로 수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청와대 출입기자로서 지난 4월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엑스포 개막식에서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주최 만찬장에 참석하면서  북쪽의 대표로 참석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무심히 지나는 순간을 단독으로 포착 취재로 이번 ‘제236회 이달의기자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의 수상에는 남북 분단의 현실이란 상황이 놓여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청와대 출장 현지 취재 여건상 풀(POOL) 취재로 본인 혼자 취재를 하였으나, 만찬장에 있던 각국의 기자들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 통신사 및 방송사와 중국 취재진들도 이 순간을 포착하는 데는 실패를 했습니다.
취재 현장은 장충체육관 크기의 만찬장의 규모였습니다. 참가자는 대략 7백여명이고 그 사이 사이 도우미들이 붐비는 상황이었습니다. 본인은 최소한 남과 북의 최고 지도자들이 반갑게 마주하지는 않더라도 조우 내지는 스쳐지 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이명박 대통령보다 20여분 먼저 들어와 자리에 앉아있던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망원렌즈로 초점을 맞추고 기다리다 이 순간을 포착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취재된 장면은 중앙일간지 및 경제지 7개사 대부분이 신문 1면 톱 사진기사로 처리하게 됐습니다. 최근 천안함 사고로 남북의 분위기가 경색되어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남북 관계의 상징적 순간이라고 판단합니다.

지난 주말에도 한·일·중 3국 정상회의가 제주도에서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천안함과 관련 이야기가 주된 사항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전쟁이란 입에 담을 수 없는 단어를 최근 수시로 띄우고 있습니다.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전쟁을 원하지도 않다”라는 매우 위험한 발언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는 ’전쟁’이란 단어로 국민을 압박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북쪽도 남쪽을 자극하지 말아야 하며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고 초기부터 알았을 정보를 소상히 국민에게 밝혀야 하는 의무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지금의 남북관계가 극도로 달궈진 긴장의 현실에는 남북 모두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선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라 긴장 완화의 노력으로 이어질 것을 희망해 봅니다. 남북의 최고 지도자들이 활짝 웃으며 서로 끌어안으며 반겨주는 모습을 카메라 파인더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공동취재단 사진을 수상작으로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들의 깊은 고뇌와 판단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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