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층…' 취재근성 돋보인 밀도있는 보도
제23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내일신문 남봉우 편집국장
내일신문 남봉우 편집국장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1.13 14: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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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봉우 내일신문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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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기자들의 열정은 언 땅도 녹인다. 그런 기자들의 열정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우리 사회는 밝고 따뜻해진다. 그런 기자들의 노고에 항상 박수를 보낸다.
제23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49편의 보도들이 출품돼 경쟁을 벌였다. 이 중 수상의 영예를 안은 보도는 7편이었다. 대부분 ‘취재근성’과 ‘창의성’이 돋보인 보도들이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CBC 법조팀 이완복 기자 등 4명의 ‘청와대 고위층, 국세청 안 국장 사직서 종용 연속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안원구 국장 사건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들이 취재경쟁을 벌였지만, CBS의 보도가 가장 밀도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으로 아직 안 국장 일방의 주장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자상 수상 자체가 이 사건을 더 밀도 있게 취재하라는 격려인 셈이다.
기획보도 신문부문에는 한국일보 문준모·박민식 기자의 ‘멋쩍은 북촌 한옥마을’이 선정됐다. 이 보도는 ‘놓치기 쉬운 주제를 잘 다뤘다’, ‘짧은 기사지만 할 얘기를 다 썼다’, ‘단품 기사로는 여러 번 다뤄진 주제지만 종합적으로 잘 정리해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획이라고 하기에는 입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 김병헌·백승우 기자의 ‘어느 재벌가의 투자법’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통령 사돈집안인 효성의 미국 내 부동산 투자 의혹 현장으로 화면으로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나온 팩트를 시청자 입장에서 생생하게 보여준 효과는 있지만, 기획성이 약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는 모두 두 편이 선정됐다. TJB대전방송 노동현·김경한 기자의 ‘검거실적 위해 없는 죄 만드는 경찰’과 KBS전주방송의 ‘여교사 집단 보험사건의 재구성’이 그것이다.
대전방송의 ‘검거실적…’은 경찰의 주장대로 ‘해프닝성 실수’일 수도 있지만, 그런 실수가 인권침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특별한 제보 없이, 홈페이지를 뒤지다가 건진 사건을 직접 확인해 만든 특종이라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교사…’는 지난 230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출품돼 아깝게 고배를 마신 작품이다. 그러나 한 달 사이에 자칫 범죄자로 몰릴 뻔했던 여교사들이 KBS의 이 보도로 구제됐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에는 KBS부산 보도국 안종홍·배병오·한석규·허선귀·류석민 기자의 ‘나무 3부작’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보도는 나무의 효용을 문화적 측면, 에너지적 측면, 산업적 측면 등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해 훌륭한 교육용 교재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컴퓨터그래픽을 적절하게 활용 ‘보여주는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전문보도 부문에는 국제신문 사진부 박수현 기자의 ‘지금 부산 바닷속에는’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산 바닷속의 생물을 생생하게 잡아냈고, 미기록종을 발견해 관련학계에서 세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수중촬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바닷속의 생물을 생생하게 포착했을 뿐 아니라 맛깔스러운 글로 보도의 가치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