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최고위층, 국세청 안 국장 사직서 종용
제231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 / CBS 이완복 기자
CBS 이완복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1.13 13: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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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이완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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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국세청 안원구 국장을 한밤중에 체포, 안 국장과 C건설 배 모 회장의 엇갈린 진술, 청와대 최고위층의 사직서 종용,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법조기자로서 납득할 수 없는 검찰 수뇌부의 움직임을 지켜볼 때 직감적으로 검찰보다 윗선이 개입됐다는 의심을 갖게 됐다. CBS 법조팀은 곧바로 안 국장의 긴급체포과정부터 취재를 시작했다. 먼저 취재원인 안 국장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국세청 안원구 국장 야간에 체포 왜’라는 제목의 기사를 출고했다.
그리고는 취재대상을 검찰은 물론이고 안 국장의 체포과정을 지켜본 부인 홍혜경씨(가인 갤러리 대표), 그리고 변호인으로 확대했다.
법조 팀의 예측이 맞아떨어졌다. 우여곡절 속에 만날 수 있었던 홍씨는 CBS의 기사를 봤다며 취재에 협조했다. 이 과정에서 안 국장의 녹취록과 문건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입수했다. 이를 토대로 여덟 차례의 보도계획을 세웠다.
법조 팀은 안 국장이 임성균 전 국세청 감사관(현 광주지방 국세청장)과의 통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어서 ‘한상률 태광실업 세무조사 시작 때부터 청와대 직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두 차례의 보도는 현 정권을 직접 겨냥하면서 대형 정치사건으로 확대됐고 경쟁언론사들은 CBS의 기사를 인용·보도했다. 검찰의 수사라인은 아예 CBS 법조팀의 전화를 받지 않을 정도로 여론이 쏠렸다.
여당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고 민주당과 야당은 고위공직자의 단순한 뇌물사건이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CBS 내부에선 보도채널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권을 겨냥하는 것은 실리가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홍씨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안 국장이 지난 2007년 대구지방국세청장 시절 포스코건설에 대한 세무조사과정에서 서울 도곡동 땅이 이명박 대통령의 소유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문서를 우연히 발견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를 밝히기 위해 후속취재를 계속했으나 민주당이 안 국장 부인이 넘긴 모든 녹취록을 한꺼번에 공개하면서 당사자들이 방어막을 구축해 취재는 벽에 부딪쳤다.
그러나 CBS 법조 팀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지금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취재를 계속하고 있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일심동체가 된 막강 CBS 법조팀 조근호 차장, 조기호 기자, 강현석 기자에게 감사드리고 후배들을 믿고 선봉에선 김규완 사회부장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