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덕한 신부' 종교영역 추문 파헤친 노력 돋보여

제226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정필모 KBS 해설위원


   
 
  ▲ KBS 정필모 해설위원  
 
제226회 이달의 기자상은 최근 그 어느 달에 비해서도 출품작이 적었다. 보통 매달 평균 40여 편이 출품됐지만 이번에는 27편만 출품됐다. 이 가운데 9편이 예심을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4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뚜렷하게 부각된 작품이 없는 가운데 연합뉴스 북한부의 ‘소식통 “북한 김정일, 3남 정운 후계자 지명” 등 다수’가 유일하게 본심에 올라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아직 사실 여부가 확인이 안 된 만큼 결정을 유보하자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 기사는 사실이라면 세계적 특종이지만,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가 없었던 만큼 오보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이후 후계구도를 주목하고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를 해온 노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4편의 출품작 가운데 3편이 본심에 올라 최종적으로 한겨레 사회부의 ‘해부,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업무추진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비록 정보공개 청구과정에서 외부의 협력을 받은 것이지만, 접근이 어려운 자료를 입수해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방만한 업무추진비 사용 사실을 체계적으로 입증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그동안 지역 언론에서 개별적으로 많이 거론된 것으로 신선한 소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 밖에 세계일보 특별취재팀의 ‘졸속 개발에 역사가 사라진다’는 4대강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조선일보 사회부의 ‘심층 리포트-조기유학 1세대의 현주소’는 ‘스노볼 샘플링(Snowball Sampling)’ 기법을 활용해 조기유학 1세대의 인생 행로를 최초로 추적, 보도했다는 점에서 각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자는 4대강 문화재 보호 이외에도 너무 많은 문제를 다루다 보니 초점이 흐려졌다는 지적 때문에, 후자는 사회적 의미 부여가 약했다는 지적을 받아 아쉽게도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탐사보도팀의 ‘시사기획 쌈 “수신고 2백80조의 그늘” 1부 무전무협’이 본심에 올랐지만 수상작에 포함되지 못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지역 농협의 문제점을 짚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요한 중앙회 차원의 구조적 문제를 간과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9편이 출품된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유일하게 본심에 올라온 GTB 보도국의 ‘부도덕한 신부’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기사는 접근이 어려운 종교영역에서 자칫 묻혀버릴 수도 있었던 사제의 추문을 파헤친 끈질긴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중도일보 지방부의 ‘특별기획, 임시정부 수립 90주년 승리의 길을 가다’가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언론 기자가 장기간 현장 취재를 통해 역사적 가치가 있는 새로운 사실을 찾아낸 노력과 성과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발굴된 새로운 사실에 대한 추가적인 취재와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에서는 부산 MBC 뉴스총괄팀의 ‘창사 50년 HD특별기획 2부작-이중국가: Dual State’가 사회 양극화 문제를 심층적으로 짚었다는 평가 속에 예심을 통과했다. 하지만 사회 양극화를 주로 다룬 1부와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을 제시한 2부 사이에 논리적 연관성이 약하다는 지적 때문에 수상작에 포함되지 못했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경인일보 지역사회부의 ‘주한미군의 효순·미선양 추모식’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작품은 사진 자체가 주는 임팩트는 약하지만 미군이 매년 은밀히 추모행사를 해왔다는 사실을 최초로 포착한 노력과 성과가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다만 사진과 함께 현장 스케치나 인터뷰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내는 의견도 있었다.

끝으로 최근 들어 출품된 작품 가운데 일부 기사의 제목이 애매모호하거나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내용과 주제를 잘 드러내면서도 절제된 제목을 뽑는 데 좀 더 유의해줬으면 하는 게 심사위원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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