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수립 90주년 승리의 길을 가다
제226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부문 / 중도일보 맹창호 기자
중도일보 맹창호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09.09.02 15: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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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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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0주년 ‘승리의 역사를 가다’를 기획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근대사학계는 물론 뜨거운 이념논쟁까지 불러온 ‘건국 60주년 파동’이 계기라면 계기였다.
근·현대사에 대한 호기심 반, 지식욕구 반으로 틈틈이 관련 자료를 찾고 전문가와 의견을 나눴다. 다행히 취재기자가 근무하는 천안은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연구소 등 관련 학자는 물론 풍부한 자료를 접할 수 있었다. 그들은 끊임없는 나의 질문에 귀찮을 법도 했지만 오히려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환대해줬다. 대화는 진지해졌고 관련서적과 논문이 쌓이면서 임시정부의 역사투쟁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기자로서의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문제는 취재지원에 대한 주체적 역량이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재정과 지원시스템에 한 달이 넘는 장기취재와 체류비는 지방지가 자체 부담하기에 만만치 않은 관문이었다. 여러 곳에 취재계획을 통해 지원을 요청했고 마침 천안의 김구재단에서 임시정부 90주년과 백범 서거 60주년 관련 시리즈 기사라면 취재비 일부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재단 이사장이 현역 정치인이란 점이 걸렸지만 ‘기사내용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선뜻 받아줘 부담을 줄여줬다.
중국 항저우(杭州)로 입국해 첫 취재에 들어갔다. 취재는 예견했던 것처럼 하루하루가 트러블의 연속이었다. 중국에 입국하자마자 영상취재용 6㎜카메라를 압수당했고 취재기간 내내 장비는 수시로 중국 관리와 군인들에게 빼앗겨 그때마다 필름을 되찾으려는 필사의 노력이 되풀이됐다.
취재는 총 32일 1만1천5백㎞ 구간에서 진행됐다. 하루 평균 3백59㎞씩 항일 유적을 따라 이동하며 직접 보고 기록했다. 확보된 자료사진은 1천여 장, 동영상은 1천분 분량이다.
광복군 OSS대원들의 낙하산 훈련지가 취재진에게 처음으로 확인돼 시리즈 제10회 ‘우리의 힘으로 광복을’편에서 공개됐다. 정부조사 일부 유적이 엉뚱한 곳임을 찾아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폐허로 방치돼 쓰레기장이 된 애국지사들의 묘역에서는 할 말을 잃고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보도와 함께 독립기념관은 창사 남목청에 관계자를 보내고 쿤밍 육군강무당에 연락을 취하는 등 빠른 대처를 했지만 충칭의 애국지사 묘역과 광복군 사령부에 대한 문제는 예산문제로 뚜렷한 답을 내지 못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꼭 90년 전, 자주민임을 선언한 3·1독립운동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탄생했고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을 거쳤다. 이는 미래 통일조국의 법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취재기자가 이번 취재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끝으로 이번 취재에 도움을 준 김구재단 김호연 이사장과 독립운동사연구소 김용달 수석연구위원을 비롯해 이동언, 조범래, 이명화 연구위원들, 그리고 빈자리를 말없이 메워준 천안본부 동료 기자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