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문화지리학 '공간+너머'
제225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부문 / 국민일보 전정희 기자
국민일보 전정희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09.08.05 14: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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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전정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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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너머’는 문화지리학의 시각으로 본 공간문화사이다. 선비 정신이 살아 있는 북촌, 근대문화의 태동지였던 명동 중심의 남촌, 우리의 힘으로 탈근대하며 척박한 땅에 문화를 일궈나가는 신남촌 강남을 들여다본다. 권력과 자본의 이동경로이기도 한 이 축은 한국사의 민얼굴이기도 하다.
국민일보가 2008년 11월11일 첫 회를 내보낸 ‘공간+너머’는 2009년 8월3일 현재도 연재 중이다. 8월3일자는 제4부 ‘절멸과 자생’ 10회 수원, 화성악보였다. 제4부 ‘절멸과 자생’은 지방 주요 공간에 대한 기록이고 제5부는 해외편이다. 대략 1년간 이어지는 기획물인 셈이다.
이 기획은 서울의 북촌, 남촌, 신남촌에 무게를 두고 시작했다. 조선-일제강점기-현대를 잇는 중요한 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문 기획기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탐사성이거나 캠페인성이다. 사회적 이슈를 축으로 이뤄지는 이 같은 기획은 엄밀히 말해 기획이라기보다 스트레이트 보도의 분석기사라고 봐야 한다.
한데 대개의 탐사·캠페인성 기획은 호흡이 짧거나 재미가 없어 독자의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또 문화나 생활, 과학과 같은 간지부서 기획은 탐사 장르에 집어넣기에는 뭔가 전선이 없다. 따라서 긴장감이 떨어진다.
‘공간+너머’는 이 점을 극복해 보려고 노력했다. 독자의 인문적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말이다.
‘북촌’ ‘남촌’. 여기까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다. 두 곳이 한국사의 중심이었으니 어떻게 캐도 동맥 정도는 된다. 호흡을 불어넣은 것은 ‘신남촌-강남’이다. 자본과 권력이 제3한강교(한남대교)를 건너 강남으로 흘렀다는 ‘단순한 사실’을 깨달으면서 기획의 중심이 선 것이다.
이번 기획은 여느 기획보다 공정이 5배쯤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화가 섭외와 이들에 대한 기획 방향 제시, 직접 취재와 취재 보조, 밑 공부, 자료 확보, 편집자와의 밀고 당기기, 관련 박스 및 일부 원고 직접 작성 등 할 일이 태산이었다. 미디어 환경이 너무나 변했다. 학보사 시절 식자 활판인쇄를 경험했던 나에게 말이다. 속보를 생명으로 계몽적 글쓰기에 익숙한 언론인들에게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곤혹스러울 것이다. 우리 신문도 ‘디자이너에게 권력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텍스트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공간+너머’를 디렉터의 감각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조사 취재 섭외 필자관리 잡무 경영 등을 한 덩어리로 받아들여야 했다. 지식이나 정보는 자판만 치면 쏟아지는 세상이다. 독자들은 그러한 단편적 사실을 신문에서 찾고자 하지 않는다. 큰 흐름을 하나로 꿰뚫는 통합능력을 갖춘 취재와 글을 바라고 있다. 이번 상이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 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