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재창조 시리즈

제224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매일신문 서상현 기자


   
 
  ▲ 매일신문 서상현 기자  
 
대구 도심재창조 시리즈를 통해 지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큰 상을 받게 됐다. 땀 한방울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돼 기쁘다.

솔직히 대구는 이제 제3의 도시가 아니다. 섬유산업도, 제조업도 예전 같지 않다. 구미나 포항, 경산, 청도와 함께하지 않으면 미래가 밝지 않다. 그래서 대구 도심 재창조는 꼭 필요한 절대 과제였다.

매일신문은 27차례에 걸쳐 대구 도심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봤다. 초반 7회에 걸쳐 큰 틀에서 대구의 역사, 문화, 교통, 녹지, 디자인에서의 문제점을 짚은 뒤 8회부터 27회까지 세부적으로 문제점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했다.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 각종 여론조사와 공모전을 시행했다. 중국과 일본을 방문해 선진 재창조 사업을 벤치마킹했다. 서울, 안양, 부산, 파주 등 우리나라의 도심 재생사업을 견학했고 각종 엑스포, 간담회, 디자인올림픽을 취재했다.

솔직히 어려웠다. 참조할만한 수준의 보도가 전무했다. 이제 겨우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우리나라 도시들의 수준에는 본격적인 도심 재창조라는 표현을 붙이기가 불가능했다. 전문가들조차 연구를 본격화한지 몇 년 되지 않다 보니 도심 재창조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도시의 축제, 공원, 문화유적, 쇼핑, 산업 등에 대한 연구들이 파편처럼 흩어져 있을 뿐 그나마 잘하고 있다는 도시의 현장을 찾아가 보면 태반이 전시행정을 요란스럽게 떠든 것들이었고 해외 사례를 무분별하게 베낀 곳도 적잖았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성과를 거뒀다. 취재가 계속되면서 대구 도심이 세계 어느 유명 도시 못지않게 높은 경쟁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구 도심이 △달성토성과 경상감영 4백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점 △수 백 년 동안 읍성 안에 집을 짓고 건물을 만들면서 생긴 골목들이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 △흩어진 공원을 제대로 연결하면 전국 최대의 도심 녹지축도 만들 수 있다는 점 등은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는 대구만의 장점이었다. 이런 장점을 연이어 보도했다.

그래서 대구가 바뀌고 있다. 기쁘다. 대구 도심을 되살리도록 매일신문이 일조할 수 있는 데 대해 사회 각계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가 도심 재창조 사업을 이뤄나가는데 보행권 확대, 스토리텔링 사업, 골목 살리기, 축제 개편 등 세부 사업의 직접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 중구청이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대구 중구 중장기발전계획’에 매일신문 도심 재창조 시리즈에서 제기된 방향과 세부 사업들을 대폭 반영했다. 대구시가 내년까지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에 맞춰 진행하는 도심관광활성화 계획(5월4일 최종 보고)에서도 본보가 대구읍성의 상징적 복원, 도심의 스토리 발굴, 약전골목 입면 디자인 개선 등에서 제기했던 주장이 반영됐다. 순종 어가길 재현사업 역시 시리즈 보도 이후 대구 중구청의 기본계획 용역이 발표돼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구가 우리나라의 도심을 부활시키는 첫 신호탄을 쏠 수 있도록, 대구가 선진 도시의 도심 재생을 벤치마킹해 보다 나은 재생 사업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매일신문을 추후 취재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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