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청와대 직원 성매매' 권력의 부적절한 로비 폭로

제22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원장



   
 
  ▲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원장  
 
대구MBC ‘국과수 감정 오류’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 결정


제22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에 출품된 작품은 다른 달에 비해 다소 많은 총 44편으로 예심을 거쳐 최종 15편이 본심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 최종 6편이 선정되었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이전과 비교해 많은 수작이 출품되었다. 최종 심사결과 KBS 사회팀의 ‘고 장자연 친필 문건 단독 입수 및 속보 기획보도’와 한겨레 기획취재팀의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강 잡아라” 음주 자제령’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KBS의 고 장자연씨 관련 보도는 만약 보도되지 않았으면 단순자살 사건이나 추측성 루머로 끝날 사안을 쓰레기통을 뒤져서 문건을 입수한 노력 끝에 경찰 수사를 이끄는 사회적 이슈로 승화시킨 기자들의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건보도가 선정적이었고 과연 이 보도로 무엇이 개선되었고 새롭게 밝혀졌는지에 관해서는 다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겨레의 청와대 직원 성매매 혐의 입건 기사도 경찰이나 정부고위층의 은폐하려는 사안을 집요하게 파헤친 발품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한겨레 보도는 단순 성매매가 아니라 권력과 업체의 부적절한 ‘로비’ 문제를 파헤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점도 수상에 반영되었다. 언론이 권력을 끊임없이 감시해야 하는 기본 원칙과 사명에 충실한 보도였지만 한편으로 선정적인 제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편 문화일보 정치부의 ‘미 여기자 북한군 억류’ 기사와 국민일보 경제부의 ‘자진 반납 3개월 만에 거액 스톡옵션 은행 ‘두 얼굴’’ 그리고 동아일보 정치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500만 달러 뇌물 의혹 추적보도’는 기사의 중요성과 보도내용에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심사위원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아쉽게 수상작에 포함되지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 뉴스추적의 ‘북에서 날아온 소송장’이 선정되었다. 북한 주민들이 개인자격으로 남한 법원에 유산 관련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으로 이를 통해 소송의 적격성은 물론 향후 남북간 재산권 분쟁 양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사례를 차분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는 평가이다. 앞으로 남북문제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소재임에는 이의가 없었으나 보도내용 가운데 중요한 대만, 독일 등 해외사례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많은 심사위원들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대구MBC 뉴스취재팀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오류, 인권을 말한다’편과 경인일보 지역사회부의 ‘경인운하로 인한 주변 농경지 염분 피해 우려’ 등이 선정되었다. 특히 대구MBC의 ‘국과수 감정오류’ 보도는 그동안 성역처럼 생각했던 국과수 문서감정 분야의 신뢰성에 대한 오류를 장기간에 걸쳐 지적하여 국과수로부터 오류를 인정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욱이 이 보도이후 국과수의 문서감정 분야 인력 충원과 프로그램 개선에 기여하였다는 점은 공공보도 측면에서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이다. 대구MBC보도는 지역 언론이 중앙언론의 보도를 이끌어간 흠잡을 데 없는 우수한 보도로, 인권보호는 물론 알권리를 충족하고 사회적 윤리 신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 지역사회부의 ‘경인운하로 인한 주변 농경지 염분 피해 우려’는 비록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상세하게 그간의 논의를 종합하여 심층적으로 보도하였다는 점, 또한 지역밀착형 보도와 대운하 건설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취재하였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전문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 사진부의 ‘나뒹구는 추억, 버려진 문화재, 간이역’이 선정되었다. 열악한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주제를 정해 꾸준히 취재한 기획보도사진의 독립영역을 구축한 의미있는 사진보도라는 평가였다. 다매체 시대를 맞이하여 보도사진의 개념도 단발성에서 벗어나 심층 및 연속적인 보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취재보도부문은 중앙이나 지역에서 우수한 작품이 많이 출품되었으나 미래 언론의 희망인 기획보도 분야는 경제 불황 여파인지는 몰라도 좋은 작품이 적었던 것이 아쉽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일수록 언론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고 심층성 강화와 탐사적 성격을 가진 기획보도를 더욱 장려해야만 할 것이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