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산 참사' 생생한 현장·기자정신 돋보여

제22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김건일 제주MBC 보도팀장


   
 
  ▲ 김건일 제주MBC 보도팀장  
 
제2백2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4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취재보도부문 1편, 지역취재보도부분 2편, 전문보도부문 1편 등 4편이 선정됐다. 역대 수상작과 비교하면 훨씬 적었지만 수상작들의 내용이 대체로 탄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부문의 수상작인 MBC의 ‘촛불사건 몰아주기 배당 및 이메일 사태’는 이른바 취재의 성역으로 일컬어지는 법원 내부의 문제를 비교적 집요하게 파헤쳤고, 법원 주변에서 맴돌던 소문을 정밀한 확인절차를 거쳐 사실화하고 시시비비를 명징하게 가리려는 노력을 통해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 원칙을 되새기게 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지역취재보도부문의 마산MBC ‘검사기관도 속이는 원산지 둔갑 시리즈’는 문제제기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기사작성이나 영상 확보에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뚜렷했다.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열정이 돋보였고, 한 컷의 영상을 위해 온갖 위험도 마다했던 치열한 취재정신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남CBS의 ‘창녕 화왕산 참사 현장기록’은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한 기사였다. 화재현장에 기자가 있었다는 사실 하나로 신속하게 첫 보도를 냈고 잇단 보도내용 역시 충실했다고 본다. 특히 6㎜로 촬영한 영상화면은 국내외 방송이 대부분 받아 사용했을 만큼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비규환과도 같은 처절한 현장을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영상에 담아낸 기자정신 역시 높이 살 만했다. 라디오방송에서 영상까지 완벽하게 확보한 것은 융합을 핵심으로 하는 뉴미디어시대를 준비하는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도 있었다.

전문보도(사진) 부문에서는 경남도민일보의 ‘화왕산 억새 태우기 참사현장’이 수상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경남CBS의 작품과 같은 내용으로 사건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을 통해 기록했다.  

출품작 가운데 전남일보의 ‘故 김수환 추기경의 5·18 비밀편지’는 지방에서 발굴해낸 유일한 특종이었고 사회적 의미도 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투표결과 아쉽게 탈락했다. 비밀편지의 원본이나 사본을 보여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전북 임실에서 발생했던 ‘기초학력 미달학생 조작파문’ 기사는 3개사에서 출품했지만 토론대상에서 제외됐다. 발굴해 낸 특종이라기보다는 어차피 알려질 사실인데 송고시간을 놓고 특종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기자상 심사에서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은 ‘공적설명서’를 작성할 때보다 구체적이고 신중히 작성해 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자신의 공적을 강조하기 위해서 상대사의 기사를 비하하거나 폄훼하는 무례함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품한 모 회원사의 ‘공적설명서’에는 상대사의 기사를 폄훼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그 상대사에서는 ‘공적설명서’가 자신들의 기사를 폄훼했다며 심사위원회에 항의하는 글을 보내왔다. 이와 관련해 심사위원들은 언론사간의 선의적인 경쟁과 상호 격려가 더욱 필요한 시기에 상대사의 기사를 흠집 내거나 폄훼하려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공적설명서’에는 자신의 공적 설명에 보다 충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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