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화왕산 참사 현장 기록

제222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경남CBS 김효영 보도팀장


   
 
  ▲ 경남CBS 김효영 보도팀장  
 
지난 2월 9일 경남 창녕군 화왕산 억새 태우기 축제 중 불길이 관람객을 덮친 시각은 오후 6시20분. 같은 시각 취재기자로부터 “불길이 번져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숨가쁜 보고가 들어왔다.
1보가 송고된 시각은 6시24분. 소방서 신고가 6시26분에 됐으니 소방서 인지시각보다 2분이 빨랐다.

이후 취재기자는 참혹한 현장을 영상으로 담았다.
강한 바람을 탄 불길이 사람들을 마구 덮치고, 불똥이 사방을 날아다니는 현장에서 달아나지 않고 영상을 찍고 있었으니 어찌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영상 속에는 몸에 불이 붙어 쓰러지는 사람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울부짖음이 그대로 담겼다.

노컷뉴스를 통해 영상이 보도되자 순식간에 1백50만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언론에서 이 영상과 영상 속 사진을 인용 보도했다.

참사발생 보도 후 취재팀은 사고원인에 대해 한층 심층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3년 전에도 참사 위기 있었다’, ‘3년 전보다 안전요원 오히려 줄여’, ‘참사 직전까지 안전조치 전혀 하지 않았다’ 등 행사 주최 측의 부실한 안전관리 실태를 고발하는 데 집중했다.

사고 발생부터 장례식까지, 기사는 물론 영상과 사진까지 4명뿐인 취재팀이 감당하기에 불가능해 보였다. 며칠 동안 집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보도에 대한 열정과 동료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팀워크를 발휘하게 한 것 같다.
송봉준, 이상현, 최호영 기자와 가족에게 감사와 함께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야식을 싸들고 찾아와 주셨던 김승동 본부장님과 여러 가지로 취재팀에 힘을 준 직원들에게도 감사하다.

그러나 죄책감도 씻을 수 없다. 밤에 수많은 사람을 산에 모아놓고 불을 지르는, 무모한 행사의 위험성을 사전에 보도하지 못한 점, 희생자들의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사죄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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