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게이트 추적보도' 심사위원 만장일치 선정

219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중앙대 이민규 교수


   
 
  ▲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  
 
국내외 정치, 사회, 문화의 모든 면에서 유난히 사건이 많았던 200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총 52편이 출품되어 올 들어 가장 많은 후보작이 응모하였다. 예심과 본심을 동시에 합쳐서 진행한 이번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분야에서 많은 상이 나왔으나 가장 많은 편수가 응모한 지역취재보도 부문(21편)에서는 단 한편의 수상작도 없었다. 출품작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8편이 수상, 연평균(20%)보다 낮은 수상비율을 보여 응모작은 많았으나 수상작은 평균치 이하였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단연 동아일보 법조팀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및 노건평 씨 관련 의혹’ 등 일명 ‘친노 게이트’ 추적 보도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대표적인 참여정부의 비리를 집요하게 추적하였고,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주도적으로 보도한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한겨레21의 ‘여군 군악대장 무죄 확정보도’는 잡지의 특성을 살려 취재원 접근이 힘든 군 분야를 밀도 있게 취재하였고 궁극적으로 사건 당사자의 무죄를 이끌어 내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수상권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국민일보 사회부의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자기표절 논문 제출’ 보도는 사업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잘 지적했고 취재에 들인 공이 많지만, 취재 분야가 자기표절에 그쳐 아쉽게 1표 차로 수상권에서 멀어졌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동아일보 전 법조팀 소속기자들이 출품한 ‘무기수의 “진범조작” 사건 진실 추적’ 보도가 선정되었다. 이 보도는 장기적인 추적보도로 억울한 형사사건을 재수사하도록 하여 무죄를 이끌어 낸 법조팀의 노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법리적 차원에서 무죄가 성립된 이유로 과거사 기본법 단서조항 혜택을 간과한 점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KBS 시사보도팀의 ‘시사기획 쌈 “탄소의 덫”’은 이산화탄소 감축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단순 환경문제가 아닌 경제적 측면에서 다룬 흥미로운 시각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한 점이 눈에 띄었다. 또한 KBS 탐사보도팀의 ‘건설현장의 가려진 진실 “하루 2명, 예고된 죽음”’편은 대형 건설업체들의 산업재해 은폐시도를 극복하고 현장을 찾아서 끈질기게 취재한 탐사기자 정신이 높이 평가되어 수상권에 들었다.

비록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수상작이 한편도 나오지 않았지만 대구MBC의 ‘천억의 재단 신음하는 한센인’편은 기독교와 한센인이라는 성역에 도전한 좋은 보도로 의견이 모였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이 부족하고 실태보도에 끝나버려 아쉽게 1표 차로 탈락했다. 부산MBC의 ‘무리한 민자사업, 용두산 재개발 최초’편도 공원 및 일대 지역의 특혜를 준 사업을 백지화시킨 의미 있는 보도였으나 아쉽게 1표 차로 수상작에 들지 못했다.

지역기획 신문통신 부문에서 광주일보의 ‘고마워요 당신의 땀방울’은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를 취재함에 있어 동남아 5개국을 비롯한 밀도 있는 현장취재와 감동적이고 훈훈한 기사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한라일보의 ‘기후대응도 제주, 위기인가 기회인가’편은 새로운 내용이 많았고 많은 대안을 제시하였지만, 너무 많은 기사를 끌어와 짜임새가 부족하여 1표 차로 탈락되었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에서는 울산MBC의 ‘특별기획 “한반도 댐 보고서”(2부작)’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댐에 관한 보도를 환경적으로 접근하였고 취재가 힘든 댐 안전에 관해서 전문가적 시각에서 박진감 있게 보도하였다는 점이 돋보였다. 광주CBS의 ‘위기의 친환경 농업, 인증제도 개혁이 시급하다’는 어려운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제도개선을 이끌어낸 점을 높이 평가해 수상작에 포함되었다. 

2008년 1년 동안 총 4백28건이 출품되어 한 달 평균 36건 정도가 응모되었다. 그중 84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출품작 대비 수상작은 평균 20%에 달하였다. 쓰나미와 같은 경제공황이 예상되는 2009년에는 더욱 많은 응모작이 출품되어 한국 언론과 사회 발전에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한해를 마감한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