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인선 비밀 대책회의'' 만장일치 수상 결정
제216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동아 허승호 경제부장
동아 허승호 경제부장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08.11.19 14: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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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허승호 경제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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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회(8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7개 부문 37건의 기사가 출품돼 7건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전체 37건의 작품 중 예심을 통과한 것은 19건이다.
11건이 출품된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청와대, KBS사장 인선 비밀대책회의’, 중앙일보의 ‘레나테 홍 할머니 47년 만에 평양에서 남편 상봉’, 한겨레신문의 ‘군, 대학교재-베스트셀러도 불온서적’ 등 3편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KBS 비밀대책회의 보도의 경우 첩보를 접한 취재팀이 끈질긴 취재 끝에 부적절한 형태의 모임이 열렸음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으며 급기야 모임에서 오간 대화 내용까지 복원하기에 이르렀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전형적인 특종 보도로 16명 심사의원이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레나테 홍’과 ‘군 불온서적’ 보도는 각각 13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표를 얻었다. 레나테 홍 보도의 경우 2006년 11월 중앙일보가 첫 보도를 한 이래 2007년, 2008년에 걸쳐 총 59건의 관련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그 덕분에 남북 이산가족 문제가 국제적으로 이슈가 됐으며, 결국 가족 상봉을 이뤄내는 결실까지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 불온서적 보도는 대학교재나 문화부 선정 우수학술도서를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사실을 취재한 사회적 파장이 큰 기사였다고 평가됐다.
취재보도 부문에서 유치인의 자살을 예방한다는 취지로 끈이 있는 브래지어를 압류하는 경찰의 규정은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는 ‘경찰, 촛불집회 여성연행자 속옷 탈의 강요’(한겨레신문) 기사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이에 대해 브래지어 탈의는 촛불집회 여성뿐 아니라 모든 여성연행자에게 요구하는 것으로, 적어도 이를 문제 삼으려면 여성유치인 인권 일반의 문제로 봐야 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해당 규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반론이 많았다.
기획보도 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정부수립 60주년, 국가를 묻는다’와 국민일보의 ‘벌금 90만원의 비밀-정치인 재판 대 해부’ 등 2편의 기사가 각각 12표를 얻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가를 묻는다’ 기사는 ‘인물선정이 작위적이고 접근방식이 단정적’이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국가-개인의 관계’라는 무거운 주제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이웃이나 주변인의 삶을 통해 생생하게 터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뒤집지는 못했다.
‘정치인 재판’ 기사는 그동안 각 매체에서 수 없이 지적돼 온 문제이지만 전수(全數) 조사에 가까운 400개의 판결문 수집을 통해 정치적 면죄부 판결이 이뤄지고 있음을 계량적으로 확인시켰다는 대목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아쉽게도 수상작이 없었다. 제주MBC의 ‘여름철의 공포, 중국 가시파래’는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 훌륭한 기획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으나 가시파래가 과연 환경오염과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오는 문제인지 분명치 않아 긴 논란 끝에 탈락했다.
지역방송부문에서 전북CBS의 ‘조류독감 기획리포트, 앵무새의 경고’가 15표, KNN의 ‘낙동강 불법매립 탐사보도’가 12표를 각각 얻어 2편의 수상작이 결정됐다.
전형적인 탐사기획보도인 ‘앵무새의 경고’는 지역언론의 작품이라고 믿기 힘든 심도와 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발견된 조류독감(AI)이 남방형으로 밝혀진 만큼 당국은 AI와 앵무새 등 관상조류 밀수와의 관련성을 밝혀내고, 밀수를 근절시켜야 할 책임이 있음을 적절히 제시했다는 점도 돋보였다.
‘낙동강 불법매립’은 부산일보가 출품했으나 탈락한 ‘무단점용 불법형질변경’과 취재원 및 분석방법이 같았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두 기사가 독립적으로 진행된 별개의 보도라는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각 기사의 완성도만 따지기로 했다. 그 결과 ‘낙동강’ 기사가 하천부지라는 소재의 신선함, 불법매립과 형질변경 과정에 대한 취재의 치밀성, 당국의 묵인 및 유착 흔적 등을 종합적으로 밝혀낸 점에서 좀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