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선택과 수용자의 선택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07.12.05 16:08:26
|
 |
|
|
|
▲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
|
|
하루 24시간 중 미디어접촉 시간은 얼마나 되나? 수면시간을 제외한 16시간 정도가 잠재적으로 가능한 시간이지만, 아마도 미디어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느낌을 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06년 미디어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TV시청시간은 1일평균 2시간 12분이고, 라디오청취시간은 49분이고, 신문 열독시간은 평일 22분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은 1일 평균 1시간 44분이라고 한다. 여기에 평균적인 유선전화나 휴대전화의 전화이용시간을 포함해도 대략 1일 5시간 전후 수준이 현재 우리나라 수용자들이 매체접속에 투여하는 시간이라고 보는 것 같다. 따라서 16시간이라는 잠재적 최대치에 대해서는 신기루같이 느낄만 하다.
그나마 기존의 미디어들로서는 해당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는 의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TV시청시간은 1999년에서 1일 평균 3시간 22분에서 무력 1시간 10분이 감소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라디오조차 1999년 58분에서 9분이 줄어든 것으로 되어 있다. 줄어든 시간은 인터넷과 휴대단말로 이동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단순히 매체접촉시간에서의 감소이상으로 집중도나 관심도에 있어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 예로 지상파 TV 광고 주목도마저 1999년 73%선에서 2006년에는 68%선으로 내려 앉았다. 지상파 TV 시청 목적과 관련해서도 ‘흥미/오락’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1999년과 2006년을 비교하면 유일하게 ‘습관적으로’,나 ‘시간보내기 위해’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문의 경우는 더 심하여 2006년의 1일 평균 열독 시간 22분은 1999년의 46분의 절반도 되지 아니한다.
이미 수용자들의 미디어이동(media shift)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아직은 모든 기존 미디어에도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새로운 환경이 완전히 고착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매체 다채널 그리고 디지털융합에 의한 유비쿼터스적 환경하에서 정보서비스로서의 미디어 기업의 생존은 소위 ‘규모의 경제성’과 ‘범위의 경제성’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결국 미디어부문, 특히 소위 보도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부문에서도 브랜드효과가 있어야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디어의 브랜드효과는 미디어의 높은 신뢰도에서 나온다. 신뢰도는 정확성과 공정성, 전문성, 유용성 등이 누적적으로 평가되면서 형성되어 왔다.
그런데 21세기의 변화의 속도만큼이나 신뢰도의 변화도 빨라졌다. 압축된 경험과 평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긴 시간을 거쳐 누적적으로 신뢰도가 형성되었지만, 신뢰도가 추락하거나 상실되는 데에는 별로 시간이 소요되지 아니한다. 실제 미국의 사례에서 보면, 오랜 동안 축적해온 기존 지상파 방송의 보도에 대한 신뢰도는 신규 시장진입자의 신뢰도보다 높지 않게 나타나는데 신규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한 지 불과 2년만에 신뢰도 수렴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렇듯이 기존 미디어의 신뢰도가 신규 사업자들에 의해 위협을 받는 다는 것은 이미 해당 시장이 외형적 독과점구조와는 달리 경합시장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경합시장에서의 기존 미디어의 행태는 살얼음판을 가듯 정확하고도 신중하고 현명하며 공정한 미디어 행태를 중시하여야 하는데 요즈음 그러한 행태가 보이지 않는다. 보도행태에서조차 과장과 축소, 은폐가 대선과정에서 나타나는데 이는 미디어가 수용자 시장에서의 평가보다는 정치권으로부터의 평가에 더 신경을 쓰기로 선택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물론 시장구획이나 구조적 규제와 관련해서 정치권의 영향은 여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미디어의 선택적 행태가 오히려 미디어 시장에서의 수용자의 선택에서 더 멀어지게 하는데 기여하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계절이다. 미디어의 미래의 위상을 결정지우는 것은 바로 미디어가 수용자에게 선택될수 있도록 미디어가 현재의 행태를 선택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