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는 한반도, 기상재앙 대비하자'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무등일보



   
  ▲ 윤한식 무등일보 사회부 차장  
 
지난 3월 31일. 모두 단잠 속에 빠져들던 밤 1시께 굴비의 고장 영광 법성포는 기분 나쁜 적막감이 마을을 휘감고 있었다.

순간 ‘쓰나미’를 연상케 하는 대규모 해일이 몰아 닥쳤고 방파제를 넘어 포구에 늘어서 있는 상가들을 덮쳤다. 유리창은 깨지고 집기들은 둥둥 떠나녔고 겨우 물살을 피해 2층으로 피신한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채 1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은 가시지 않은 채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던 4월 중순, 주말에 무등산에 올랐다. 하지만 과거 보던 무등산이 아니라 곳곳에서 소나무들이 시름시름 말라가고 있었다.

산 전체적으로 고사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원인이 병해충은 아닐 것이란 의문이 들었다. 그 순간 ‘법성포 해일 사건’이 뇌리를 스치면서 한반도 온난화의 영향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출근해 이 문제를 후배들과 논의했다. 후배 유지호 기자는 “한반도 온난화에 따른 대비를 지금 하지 않으면 않된다”면서 “이를 심층 분석하고 대비책 마련을 지자체에 촉구해야 한다”고 적극 나섰다.

취재팀을 꾸리고 자료수집도 했다. 그리고 실태 파악을 위해 5월 제주부터 찾았다. 한라산의 식생변화와 제주 특산품인 한라봉의 산지를 분석했다. 해남 겨울배추 등을 조사한 결과 이들 모두 주산지는 이미 북쪽으로 멀리까지 올라가 있었다.

현실화 되는 피해들도 취재했다. 사라지는 소나무, 해파리와 불가사리의 급증, 남해안 갯녹음 현상, 증가하는 외래해충, 아열대 어종의 출현 등 곳곳에서 이미 아열대화는 진행되고 있었다. 심각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책을 촉구하고, 광역단체장들의 인터뷰를 통해 대응책을 이끌어 냈다. 시리즈는 이렇게 태동하고 마무리 됐다.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장장 6개월의 시간이 흐르면서 때론 힘들고 어려웠지만 팀원 모두가 의무감을 갖고 뛰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대책은 있다”고 감히 말하고 있다.

윤한식 무등일보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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