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충남지사 후보 모두발언 누락' 대전MBC, 선방위 제재받나

선방위, 29일 의견진술 결정… 첫 법정제재 사례 될 수도
'보도 안 함으로써 공정성 위반' JTBC엔 행정지도 결정

  • 페이스북
  • 트위치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충남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자의 모두발언을 빠뜨린 채 보도한 대전 MBC에 대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이번 선관위 첫 의견진술 결정으로, 첫 법정제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6·3 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29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대전MBC에 대해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선거를 앞두고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특정 후보의 모두발언만을 삭제한 채 방송한 것은 후보자의 권리를 침해한 중대한 방송사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의견진술은 법정제재를 의결하기 전 방송사에 방어권을 주기 위해 마련하는 절차다. 의견진술이 곧 중징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 징계를 염두에 두고 방송사와 제작진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뤄진다.

대전MBC가 21일 녹화 방송된 ‘<선택2026> 충남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편집된 채 방송된 것에 대해 방송 직후 사과문을 내고 이튿날 뉴스데스크를 통해서도 사과했다. 현재 온라인에는 김 후보의 모두발언이 포함된 정상 편집본이 올라와 있다.

대전MBC는 21일 ‘<선택2026> 충남도지사 후보자 토론회’를 녹화 방송하며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자의 모두발언을 편집한 채 방송했다. 반면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모두발언은 방송됐다. 대전MBC는 방송 직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다음날인 22일 대전·세종·충남 MBC뉴스데스크 시작 전 사과 방송을 송출했다. 같은 날 대전MBC는 김태흠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포함된 프로그램을 재방송했다.

박기완 위원은 “후보자의 아주 중요한 멘트가 통째로 날아간 것이고, 그에 대한 수정과 사과 조치가 적절하고 시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사고 난 걸 덮을 수는 없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통 대형 방송 사고가 났을 때에 준해서 법정제재와 관련한 조치를 해야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임장원 위원 역시 “이게 중대한 사고임은 틀림없고, 방송사도 그것을 인지하고 할 수 있는 조치를 충분히 했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이제 법정제재로 가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를 고민할 단계인 것 같다. 과거 양형 기준이 어땠는지가 참고 자료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사무국은 “방송 사고의 경우 대부분 행정지도가 이뤄졌다”면서도 “다만 정도가 매우 과중하거나, 윤리성 등 다른 적용 조항이 함께 적용된 경우에는 법정제재가 의결된 사례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 직후 이뤄진 표결에서 위원 9명 중 5명이 찬성해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한편 국민의힘 충남도당은 22일 충남경찰청에 토론회 제작진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특정 후보자의 공천 소식 보도하지 않은 것은 공정성 위반” 첫 판단

이날 선방위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공천 소식을 보도했지만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공천 소식은 보도하지 않은 JTBC에 대해 행정지도인 ‘의견제시’가 의결됐다. 선방위에서 ‘방송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제재 등의 결정을 내린 첫 사례다.

4월7일 JTBC 뉴스룸에서 추미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됐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제기된 민원에 따르면 JTBC 뉴스룸은 4월7일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추미애 확정> 제하의 보도에서 추 후보의 공천 소식을 개별 리포트로 보도했다. 반면 같은날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구인난’ 국힘 경기 후보 추가 공모> 제하의 리포트를 방송한 후, 양향자 후보가 공천된 5월2일에는 해당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민원인은 “방송 배열과 구성에서 해당 정당과 후보자를 불리하게 다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위원들은 최소한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임장원 위원은 “현실적으로 정당 지지율이나 당선 가능성에 있어서 현격한 격차가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방송사의 자유로운 판단을 존중해야 하는 지점”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경기도는 인구 규모상 가장 많은 유권자가 존재하는 곳이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도지사를 차지했던 곳이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사회 통념상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볼 수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공정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훈 위원 역시 “방송 프로그램의 배열과 구성에 있어서 특정 후보자에게 불리한 편성이라고 생각한다. 4월7일에 ‘구인난’이라고 했다면 사람(후보)이 구해진 후에는 짤막하게라도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면서 “1위와 2위 후보가 확실하다면 2위 후보까지는 보도한다던지 하는 기준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뉴스 가치의 판단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안 된다는 반론도 이어졌다. 이종수 선방위원장은 “그렇다면 앞으로 전국 16개 시도지사 또는 주요 시장의 공천은 모두 균형있게 공천 확정 여부를 보도해야 한다는 것을 언론사에 강제하는 셈이 될 수 있는데 과연 이것이 마땅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해당 안건은 앞서 22일 전체회의 당시 방미심위 사무국에서 각하를 앞두고 있던 안건이었으나 위원들이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사무국은 해당 안건을 검토 의견으로 보고하며 “방송 내용의 심의규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심의위원회가 방송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 심의 규정을 적용해 심의하기는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원들이 ‘방송되지 않은 것이 선거의 공정성 또는 객관성을 해칠 수 있는 선거방송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 이날 회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김한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