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방통위' 엇갈린 판결… KBS 사장·감사 임명 적법성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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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서 KBS 이사와 감사를 임명했던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전신) 의결이 적법하다며 기존과 상반된 판결을 내렸다. 이보다 앞서 KBS 이사회에서는 ‘2인 체제’ 방통위의 위법성을 근거로 박장범 사장의 임명 취소 요구가 나왔던 바 있다. 안건은 부결됐지만 법원의 엇갈린 판단으로 KBS 내부에선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KBS 제공

13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이사회에선 ‘2024년 10월23일자 한국방송공사 사장 임명제청 의결 취소의 건’이 상정됐으나, 의결정족수(재적위원 과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이날 이사회엔 전체 이사 11명 중 서기석, 이석래 이사가 불참하면서 9명의 이사가 표결에 참여했다.


1월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5인 정원의 방통위가 2인만으로 KBS 이사 추천을 의결한 것은 정족수에 미달하여 위법하다’며 야권 이사 7명의 임명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2024년 8월 임기가 만료된 12기 이사회가 복귀했고, 이 중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 등 KBS 여권 측 이사 5명은 법률상 권한이 없는 이사들의 지지를 받아 이뤄진 박 사장의 임명 역시 취소되어야 한다며 해당 안건을 발의했다.


그런데 이사회 이틀 뒤인 15일 법원에선 과거 방통위의 의결정족수에 대한 상반된 해석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2인 체제’ 방통위에서 KBS 감사를 임명한 것은 의결정족수 요건을 충족했으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박찬욱 KBS 감사가 방통위를 상대로 신임 KBS 감사 임명 의결은 위법하다며 제기한 ‘임명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위원 2인 전원의 출석과 찬성으로 이 사건 의결을 한 것은 방통위법에서 정한 의결정족수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방통위의 ‘재적위원’은 의결 시점에 적을 두고 있는 위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고, 입법자가 의결정족수만 재적위원 과반수로 규정한 것은 방통위의 일부 위원이 임명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의결이 가능하게 해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취지다.


또한 앞선 판결과 달리 재판부는 ‘후임 감사 임명을 제청한 KBS 이사회가 위법하게 구성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KBS 이사회의 이사들을 위법하게 추천·구성하였다거나 이 사건 의결이 졸속으로 상정·심의·의결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찬욱 감사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에 법리적 오류와 왜곡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감사는 “앞선 판결과 달리 이번 1심 재판부는 방통위법상 ‘재적위원’의 의미를 달리 해석하여 다른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2인 체제 방통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유일한 재판부”라면서 “‘재적위원’의 개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기존 대법원의 확정된 취지와 타 재판부의 판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판단을 한 것”이라 했다. 또 박 감사는 “1심 재판부의 자의적인 판단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항소심에서 끝까지 다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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