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개정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EBS법) 후속조치인 시행령 및 규칙 제·개정안을 의결했다. 8일 방미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규칙은 다음 주 관보 게재를 통해 시행되며 시행령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이달 중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이제 방미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단체 공모 및 선정,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 등의 절차가 남은 건데 법 시행 이후에도 하위법령 제정이 늦어지며 덩달아 지연된 공영방송 신임 이사, 사장 선임 절차가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의결된 방송3법 시행령 및 규칙 제·개정안은 앞서 방미통위가 입법·행정예고한 내용에 대해 수렴된 의견 등을 토대로 일부 보완됐다. 방미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추천 단체와 사측과 종사자 대표가 각각 5명씩 추천해 구성되는 편성위원회의 종사자 범위 및 대표 등을 규칙으로 마련해야 했다.
방미통위는 우선 편성위원회 관련 종사자 범위를 행정예고안대로 ‘방송사업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 계약을 체결한 자로서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참여하는 자로 규정하되, 부서장 이상의 간부는 제외’하도록 했다. 다만 여기서 ‘종사자 범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고, 해석상의 혼선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수용해 취재·보도·제작·편성 정의 규정을 신설, ‘해당 부문 종사자의 구체적 범위는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 의장이 해당 방송사의 편성, 독립성 등을 고려해 정하도록’ 했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취재·보도·제작·편성 정의 규정 신설에 대해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기 위한 편성위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최소주의 원칙에 따라 조정된 것이고 이것에 의해 방송사별 종사자 범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며 “최소 요건으로서 최소주의, 자유주의에 따라서 방송사별로 이 기준을 참조해서 범위를 정하는 체제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편성위원회 종사자 대표는 취재·보도·제작·편성 종사자들이 투표로 선출하되, 복수 후보 시 최다 득표자 선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 의장에게 선출 관리 책임을 부여하고 사업자의 협조 의무를 명시하는 한편, 투표권자(4개 부문 종사자) 과반수가 소속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해당 노조가 종사자 대표를 지정하도록 했다.
‘종사자 과반 노조의 대표자 지정’은 행정예고 과정에서도 방송사 소수노조 등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던 사안이고, 이날 방미통위 회의에서도 야권 추천 위원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나왔다. 이에 따라 방미통위는 회의에서 해당 조항에 한해 당초 행정예고안대로 갈지(1안), 해당 조항을 삭제할지(2안) 두 가지 안을 두고 거수로 표결이 진행됐다. 1안에 대해 출석 위원 6인 중 김종철·고민수·류신환·윤성옥 위원 4명이 찬성하며 해당 안이 의결됐다. 방미통위 설치법상 회의 개의 요건은 위원 4명의 출석이며, 의결 요건은 출석 위원 과반이다.
표결에 앞서 야권 측 이상근 위원은 “방송법 개정 이후 편성위원회는 편성규약, 시청자위원회 위원 추천, 이사회 구성 및 사장 선임 절차에도 연결될 수 있는 핵심 기구로 기능이 확대돼 이 기구의 대표를 특정 노조의 지정에 맡기는 건 권한 집중과 대표성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야권 측 최수영 위원도 “종사자 대표가 편성위원회에서 강력한 힘을 갖기 위해서라도 절차적 정당성 즉, 투표 절차를 거친 또 다른 위임 방식이 보장되어야만 비로소 편성위원회가 갖는 본질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여권 측 류신환 위원은 “이미 우리 법제에서 과반수 노동조합에게 근로자의 대표성을 인정한 사례들이 여럿 있다. 특히 법원이 MBC 파업 관련 사건에서 방송의 공정성은 언론 노동자의 중요한 근로 조건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실제로 사측이 인사권을 남용하거나 편성에 관여해 보도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경우 방송사 노조가 앞장서 편성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역사적 맥락을 반영해 방송 분야 노조가 대등한 지위에서 실질적으로 공정한 방송을 위해 노력해야 될 사회적 책무를 법제화하는 것으로서 의미를 가진다”고 반박했다.
김종철 위원장은 편성위원회가 방송사 지배구조를 결정하는 것으로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방송 편성과 관련해선 그에 전문성을 가지는 분들이 관여하게 한 것이 입법의 취지인 것”이라며 “방송법의 경우 임직원이 이사 3인을 추천하게 되어 있는 등 방송사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부분은 오히려 모든 종사자들이 다 관여할 수 있는 직접적인 제도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방미통위는 편성책임자 미선임과 편성규약 미준수 등 의무 위반에 대해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방송미디어학회, 변호사 단체, 교육 관련 단체 등 이사 추천단체의 자격요건과 공모 절차를 규칙에 명시하고,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운영을 지원할 여론조사 기관의 기준을 설정했다.
망법 시행령 개정안도 입법예고… "시행착오 불가피, 시민사회 의견 수렴"
방미통위는 7월7일 시행 예정인 정보통신망법(망법) 개정안에 대한 시행령 개정안도 보고받았다. 온라인상에서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을 금지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물게 한 개정 망법에서 방미통위는 하위법령으로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기준 △가중 손해배상이 되는 게재자 기준 △투명성 센터가 수행하는 사실확인 활성화에 관한 사업 등을 정해야 한다. 법원 판결로 불법, 허위조작이 확정된 정보를 반복 유통할 경우 방미통위는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방미통위는 우선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기준을 ‘이용자 간 정보 매개 기능을 수행하는 서비스와 검색서비스를 대상으로 최근 3개월간 하루 평균 이용자 수(DAU)가 100만명 이상인 경우’로 설정했다. 또한 가중 손해배상 청구 대상인 게재자는 ‘직전 3개월간 총 3회 이상 정보를 게재한 자 중 구독자 수가 10만 명 이상이거나 직전 3개월간 월별 합산 조회수 평균이 10만 회 이상인 경우’로 규정했다.
손해배상 청구소송 각하 시 공표 의무를 지게 되는 공인의 범위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공공기관의 장 △공직자윤리법상 재산공개 의무자인 공직자 △인사청문 대상 공직자 및 그 후보자 △정당의 대표자 △언론사의 대표자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의 대표이사 및 최대주주 등으로 정했다.
개정된 법에선 허위조작정보의 사회적 폐해 방지를 위해 ‘투명성센터’ 설립 근거가 마련됐는데 주요 업무에 대해 방미통위는 “사실확인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지원, 사실확인 단체 양성 및 활성화 사업, 사실확인 활성화를 위한 인력 양성 및 정책적·재정적·기술적 지원, 정보무결성 강화를 위한 국제협력 등을 통해 사실확인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철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망법 개정의 목적은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불법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대응 체계를 제도화하는 것으로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 등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법 제정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표현의 자유와 공적 책임의 조화를 설정하기 위한 기준이 전 세계적으로 확고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 새로운 제도가 도입돼 시행착오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행정기관으로서 입법에 의해서 초래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대응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향후 입법예고안에 대한 산업계, 전문가, 시민사회의 의견들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 브리핑에서 신영규 이용자정책국장은 가중 손해배상 청구 대상인 게재자의 플랫폼 범위에 대해선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모든 플랫폼이 포함된 것이라 설명하며 “10만명에 대한 기준은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 크리에이터라 평가가 되고, 그에 따라서 수익 창출이 본격화되는 단계라고 보여지는 업계 기준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통신제공사업자 기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포털인 네이버, 다음, 구글, 메타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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