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내부 논쟁장 된 '방송3법 후속조치' 토론회

방미통위 '방송3법 후속조치의 실효적 이행을 위한 제도 설계' 토론회
편성위 종사자 범위 설정 및 대표 자격요건 두고 각각 주장
"종사자 범위 넓히는 건 사측에 유리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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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개정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EBS법) 입법·행정예고안을 두고 KBS 내부 논쟁이 뜨겁다. 방미통위가 설정한 ‘편성위원회 종사자 범위 설정 및 종사자 대표 자격 요건’이 쟁점이다.

23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최 ‘방송3법 후속조치 실효성 이행을 위한 제도 설계’ 토론회. /박지은 기자

23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주최 ‘방송3법 후속조치 실효성 이행을 위한 제도 설계’ 토론회에선 사실상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 같이노조 등 KBS 노조 간 논쟁이 벌어졌다. 편성위 종사자 대표 관련 방미통위의 행정예고안대로 이행돼야 한다는 주장과 소수 노조 및 다양한 직무가 포함돼야 한다는 요구가 충돌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편성 자율성 강화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방송 3법은 방송사에 사업자 5인, 종사자 5인의 편성위원회 설치와 방송편성규약 준수를 의무화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이 이 조항을 적용받는다. 방송법상 편성위 역할은 △시청자위원회 위원 추천 △이사 추천 절차와 방식 등 결정 △방송편성책임자의 제청 등으로 규정돼 있다.

편성위원회에 들어가는 종사자 대표 5인의 범위와 자격을 규칙으로 정해야 하는 방미통위는 종사자 범위를 ‘방송사업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 계약을 체결한 자로서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참여하는 자’로 하되, ‘부서장 이상의 간부는 제외’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15일 행정 예고한 상태다. 또한 종사자 대표는 ‘해당 종사자들이 투표로 선출’하도록 하고, ‘종사자 과반이 소속된 노조가 있는 경우 해당 노조가 지정하는 자’로 했다. 10일 방미통위 전체회의에선 4월 입법·행정예고 기간을 두고,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 및 법제처 심사를 거친 후 5월 위원회 심의·의결로 방송 3법 후속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플로어 질문 차례가 돌아오자 김배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사무처장이 먼저 손을 들었다. 김 사무처장은 “방송법에 따르면 제작 자율성은 방송 사업자와 대척 관계에 있는 종사자의 권리다. 종사자 입장에서는 종사자 권리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힘의 규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방미통위 규칙 개정안에 대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종사자 대표를 종사자 과반의 찬성을 얻은 자로 하게 해 종사자의 권리가 규합될 수 있도록 한 좋은 입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조원현 KBS 같이노조 위원장은 ‘과반수 노동조합이 있을 경우 그 조합이 대표를 지정한다’는 규칙안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방미통위 행정예고안에도 반대 의견을 제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조 위원장은 현재 같이노조 조합원 수가 “540여명”이라 먼저 강조했다. 그는 “사실상 과반수 노동조합이 지정하는 것을 우선 적용한 조항으로 보인다. 지명된 대표는 전체 종사자의 의견을 물어보고 뽑힌 사람이 아니다. 특정 노동조합이 정한 사람”이라며 “편성위원회 결정 사항이 소수 노조의 종사자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방법으로 대표성을 보완할 장치가 방미통위 규칙에 의무적으로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6일 같이노조는 방미통위 규칙 개정안을 두고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참여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직군을 가리키는 것인지, 또는 직무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여전히 물음표”라며 “직무로 금을 긋자면, 제작에 참여하는 촬영감독, 음향감독은 어떻게 봐야할지, 드라마·예능·교양다큐 제작에서 BM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직군은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말해줄 사람은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 KBS 기자협회장이자 언론노조 KBS본부장 후보인 이승철 기자도 토론회에 참석해 같이노조의 주장을 사실상 반박했다. 이 기자는 “(규칙 개정안에서 차용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대표는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에서 가져간다고 돼 있다. 그 말은 과반수로 구성됐기 때문에 충분한 내적 다양성과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행정 효율 차원이 아니다. (편성위 사업자 추천, 종사자 대표 추천) 5대5 구조에서 내적 다양성을 위해 소수 노조를 배정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선 지배 개입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방송법에서 5대5로 편성위원회를 구성한 입법 취지는 견제와 균형이다. 만약 종사자 범위를 확장할 경우 사용자가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측에 유리하도록 구조를 끌고 갈 수 있다”고도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강윤기 한국PD연합회장(KBS PD협회장)도 경영 직군 등으로 종사자 범위 확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강 회장은 “KBS는 올 2월 많은 노동조합과 단체협약 체결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기자노조와 이례적으로 단협을 체결했다. 최근 연기자노조도 편성위에 들어가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며 “당시 일부 사내에선 회사의 일종의 전략이 아닌가 의구심도 가졌다. 본심은 잘 모르겠으나 회사는 계속해서 종사자 범위 모수를 넓히고 싶어 한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지금도 KBS 편성위원회는 취재·보도·제작·편성 종사자를 중심으로 운영이 되고 있고 편성위원회 핵심 가치는 제작 자율성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핵심적인 종사자들이 관여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방송사 내 취재·제작·보도·편성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은 주로 사측의 경영권을 집행하는 부서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만약에 비제작 인원을 종사자로 포함할 경우 실질적인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편성위원회가 오히려 사측에 유리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종사자 범위에 기술 직종도 포함돼야 한다는 취지의 장익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의 주장도 나왔다.

편성위 종사자 범위를 두고 방송사 내부 논란을 의식한 듯 발제를 맡아 행정예고안 취지를 설명한 장대호 방미통위 방송정책국장 직무대리는 “취재·보도·제작·편성의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방송사별 조직구조와 직무 수행 방식의 다양성, 법률 위임 범위를 한계를 고려할 때 이를 일률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개별 개념에 대한 구체적 정의보다는 현장의 자율성과 해석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에 ‘편성위원회에서 의결을 해 합의를 보면 된다는 건지, 그렇게 되면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건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장 직무대리는 “정부가 이건 맞고, 저건 틀리다라고 일방적으로 규정해 주는 건 맞지 않다”며 “노사 합의 등 내부 절차를 통해서 합의를 해 나가면 저희들이 그걸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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