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개편, YTN·TBS 민영화… 총선 후 쓰나미 온다

[2024 언론계 현안 미리보기]
34개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불씨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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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고돼 있다. 4월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고, 11월엔 한반도는 물론 국제 정세에 많은 영향을 끼칠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정치 질서의 변화는 언론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공영방송 이사회가 모두 교체되고, 이변이 없는 한 이 체제가 3년 뒤 대선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정치권의 기 싸움과 이에 맞서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지키려는 언론·시민사회의 열망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4월 총선이 끝나고 22대 국회가 개원하고 나면 공영방송 이사회 개편이 줄줄이 이뤄진다. 8월 중 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 3년 임기가 끝나고, 9월엔 EBS 이사회가 교체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공영방송 이사회가 전면 개편되는 건 처음이다.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KBS 이사장 등을 해임하고 KBS 이사회를 여권에 유리하게 재편해 KBS 사장을 교체하는 데 성공했지만,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엔 제동이 걸려 MBC를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 8월 방문진 이사회를 ‘합법적으로’ 개편하게 되면 임기 2년 남은 MBC 사장 해임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전에라도 방문진 이사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을 구실로 교체할 가능성은 있다. 만약 이를 강행한다면 4월 총선 이전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 11월 KBS·방문진 이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방통위에 이첩한 김홍일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현 방통위원장으로 있다는 점, 최근 법원이 2인 체제 방통위 의결의 위법성을 지적한 점 등 때문에 논란이 될 수 있다.


KBS 이사회 교체 뒤 박민 KBS 사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보궐로 임명된 박민 사장의 임기는 김의철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12월9일까지다. 박 사장이 ‘1년짜리’로 끝날지, 임기 3년을 더 연장받게 될지, 그가 ‘혁신’이라 내세운 여러 시도가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달렸다.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회도 7월 개편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임원 추천권과 경영 감독권을 갖는 진흥회에 이어 9월엔 연합뉴스 사장도 바뀐다. 다만 성기홍 현 사장이 정부구독료 삭감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상태여서 경영진 교체 시기는 예정 보다 앞당겨 이뤄질 수 있다.


오는 10월엔 방통위가 임명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이, 그보다 앞선 7월 중엔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임기를 마친다. 대통령과 국회가 추천하는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방심위는 지난해 8월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동시 해촉된 이후 7인 체제로 운영 중인데, 5기 방심위 활동이 끝날 때까지 이런 파행 운영이 계속되느냐가 일단 관건이다. 아울러 지난해 9월 보궐로 위촉된 이후 ‘가짜뉴스’ 심의 등으로 조직 안팎에 큰 혼란을 부른 류희림 위원장의 연임 여부도 지켜볼 대목이다.


재허가·재승인도 올해 방송계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이미 지난해 연말 허가 유효기간이 끝난 34개사 141개 방송국을 포함해 사실상 지상파 전 방송사·방송국 재허가가 올해 결정된다. 3월 보도채널 YTN과 연합뉴스TV, 4월 채널A 재승인도 예정돼 있다. KBS 2TV와 MBC 민영화설, SBS 대주주의 자금난 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방통위의 지상파 재허가 결정에 많은 눈길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연말 방통위가 승인을 전제로 보류한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결정이 총선을 전후해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방통위가 유진그룹(유진이엔티)이 YTN의 최대주주가 되는 걸 승인하면 YTN은 언론기업·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자본이 소유한 첫 보도채널이 된다.


민영화를 앞둔 건 YTN만이 아니다. TBS도 2020년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로 재출범한 지 4년 만에 민영화 수순을 밟게 됐다. 관련 행정절차가 끝나면 TBS는 더는 서울시 출연기관이 아니게 되며, 6월부터는 서울시 예산 지원도 받을 수 없다. 이에 상반기 동안 TBS는 정리해고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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