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센티브' 가장 적극적인 언론사는…

[기자협회보, 13개 매체 현황 조사]
동아·한국 '상금 100만원' 제시
조선·중앙 '사내상' 수여로 갈음

성과지표로는 여전히 PV 우선시
KBS·MBC 등 인센티브 없는 곳도

  • 페이스북
  • 트위치

언론계 전반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상당 시간이 흐른 가운데 국내 대부분 언론사는 디지털 부문 포상이나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사별 포상 규모나 범위 등엔 큰 격차가 있고, 여전히 성과지표로 PV(페이지뷰)가 주요하며,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의 지원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본보가 13개 언론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디지털 포상 체계를 가장 적극 운용하는 매체는 동아일보였다. 올초 디지털편성표 도입과 맞물려 동아는 디지털에만 7개 항목을 둔 인센티브 제도개편을 시행했다. 위원회가 성과와 영향력, 시도로서 의미를 종합평가해 선정하는 ‘디지털 프런티어’(상금 100만원)가 상징적이다. 제도 전반에선 구성원 참여유도 성격이 뚜렷하다. 편성표에 포함된 콘텐츠 건당 10만원, 개인 또는 부·팀이 비정기 제작하는 ‘온라인스페셜’ 건당 5만원, ‘얼리버드’(평일 오전 8매 이상 또는 주말) 건당 3만원, ‘온라인 단독’(온라인 선출고 단독) 건당 5만원, ‘뉴스 동영상’(기사·콘텐츠 관련 영상) 건당 3만원, ‘CD수당’(지면제작 인력 중 유튜브 오리지널 제작자) 월 10만원 항목대로, 최소 요건만 충족하면 포상을 받는 구조여서다.


반면 가장 일반적인 언론사 디지털 인센티브는 ‘사내상’이었다. 기존 특종·단독상에 디지털 부문을 추가한 형태다. 예컨대 조선일보는 온라인 선출고나 디지털 오리지널 기사에 ‘디지털 특종상’, ‘디지털 트래픽상’을 매달 주는데 상금과 더불어 인사평가에 가점을 준다. 중앙일보도 매달 ‘우수 콘텐트상’을 수여하며 특종 부문(1건, 80만원), 우수 부문(3~4건, 각 30만원)에 더해 유통이 활발했거나 참신한 기법을 선보인 콘텐츠에 모바일콘텐트 부문(2~3건, 각 30만원), 크리에이티브 부문(1건, 30만원)의 상을 주고 있다.


사별 목표에 따라 상 받는 대상이나 범위엔 차이가 있는데, ‘더중앙플러스’를 통해 국내 레거시미디어 중 처음으로 ‘유료화’에 나선 중앙은 대표적이다. 반기마다 대표 주재로 진행되는 타운홀 미팅에서 유료 구독에 기여한 팀·부서에 시상하면서 올초 ‘팩플’의 IT산업부, 지난 5월 ‘삼성연구’팀이 상을 받았다. 지난달 인센티브 제도를 개편한 한겨레는 디지털 기여 의미를 확대했다. 편집국에서 2주마다 주는 상은 유지했고 대신 회사가 매달 주는 ‘디지털 노력상’의 성격을 바꿨다. ‘디지털 특종상’, ‘디지털 기획상’을 아깝게 놓친 기자에게 주던 상이 ‘누적 PV를 통한 트래픽 기여자’ 등으로 변했다. 박현철 한겨레 서비스총괄은 “기사 하나를 ‘대박’ 내는 게 아니라 여러 개로 기여하는 일이 디지털엔 많은데 그런 사람들을 챙겨 장벽을 없애고 지면과 디지털에 차별을 두지 않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여러 지표가 고려되지만 여전히 언론사에선 PV가 주요 성과지표로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국민일보는 매달 ‘디지털데이터상’을 수여하는데 기준은 조회수다. 온라인뉴스부문과 신문제작부문을 나눠 각각 PV 1~5위(15만~50만원)와 1~3위(20만~50만원) 기자에게 상금을 주고, 별도로 신문제작부서별 PV 1위 기자(각 15만원)에게 상을 준다. 서울경제신문도 매월 특종상을 시상할 때 다클릭상을 주는 게 유일한 디지털 포상이다.


사실상 인센티브가 없는 언론도 확인되는 등 온도차는 있었다. KBS와 MBC엔 기자 대상 디지털 전용 인센티브가 없다. SBS는 특종상, 기획상과 별도로 디지털부문상을 주지만 분기별로 수여되고, ‘취재파일’ 등 긴 텍스트 기사를 쓰면 원고료를 주지만 소액이다. 경향신문은 1~2주마다 ‘좋은콘텐츠상’과 문화상품권(5만원)을 주지만 디지털 한정 포상이 아니다. 방송사 한 기자는 “공중파로 나가는 것 외엔 가욋일이고 유튜브를 해도 쓸데없는 걸 한다는 분위기가 여전하다”며 “돈도 돈이지만 업무로 인정해주는 자체가 절실하다”고 했다.


언론의 오랜 디지털 전환은 주로 기자를 쥐어짜는 식으로 실행됐고 ‘인센티브’는 물론 ‘업무량 조정’, ‘일하는 방식’, ‘동기부여 방법’ 등 HR 관련 고민은 드물었다. 다만 최근 ‘로그인 월’ 도입 등 유료화에 박차를 가하는 기성언론이 늘며 한계에 달한 기존 방식과는 다른 행보가 나타난다. 매일경제는 지난달 온라인 편성표 도입과 맞물려 포상체계를 개편, 관련 콘텐츠에 건당 5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매경 관계자는 “성과에 따라 금액을 차등화하는 시점을 최대한 빨리 가져가려 한다. 콘텐츠 품질, 대중성 등을 고려해 새로 편성표에 들이고 성과를 고려해 탈락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민 중”이라며 “특종상과 별개로 온라인 우수상 신설도 예정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달 로그인콘텐츠 편성표를 공개한 한국경제는 인력충원, 업무량 조정 없는 ‘회원전용 콘텐츠’ 확대 방침으로 최근 기자들의 거센 반발을 맞은 바 있다. 신문제작을 그대로 하고 회원용 콘텐츠 제작을 하면서도 인센티브 등은 없는 여건이 배경에 있었다. 한경 국장단은 최근 공지에서 비판의견 수용 뜻을 보이며 “로그인 콘텐츠 인센티브는 경영진과 상의해서 추후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동아와 더불어 한국일보는 ‘참여유도’이자 ‘지원’ 성격의 인센티브 제도 도입 사례로 주목된다. 매달 우수기자상(특종), 우수PV상(트래픽), 우수공감상(반응) 등 시상을 해온 한국은 올초부터 뉴스레터나 영상을 하는 구성원에게 분기당 최대 100만원가량 현금성 복지포인트를 제공한다. 김주성 한국일보 미디어전략부문장은 “발행횟수, 업무연관도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고 동기부여의 목적”이라며 “PV와 공감 사내상은 핵심지표가 마땅치 않아 과거 기준으로 주고 있는데 바꾸려 한다”고 했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